
강릉고가 ‘제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결승전에서 창단 첫 우승이 확정된 순간 세리머니도 없이 중계카메라 시야에서 살아진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고교야구 특급 에이스 김진욱이었다.
그는 신일고와의 대회 결승전에서 7대2 승리를 확정짓기 위해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끝내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낸 뒤 빠르게 포수쪽으로 뛰어갔다.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첫 전국대회 ‘우승공’을 잡기 위해서였다.
그는 “시상식 이후에 생각해보니 우승 직후 두팔 벌려 환호하는 세리머니보다 내가 던진 마지막 공을 회수하는게 급했다”며 “강릉고 야구부 창단 첫 우승을 결정지은 공이기도 하지만 내 손으로 우승을 마무리지은 공이기도 했기에 소중했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천진난만하지만 진지한 모습에는 간절함이 묻어있어 이해가 됐다. 그는 올 6월 김해고와의 황금사자기 결승에서 9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책임지지 못하고 투구수 제한에 걸려 마운드를 내려왔고 강릉고는 3점 대량실점을 허용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는 “맏형으로서 동생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대통령배 전국대회를 꼭 우승으로 이끌고 싶었다”며 “3번의 준우승도 뼈아프지만 4번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반드시 승리, 우승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는 이날 초반 제구력이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 “기계가 아닌 이상 흔들릴수 있다. 순리대로 움직였고 타자 한명만을 보고 차근차근 승부했다”고 회상했다.
‘위기 상황에서 삼진 잡는 투수로 남고싶다’고 밝힌 김진욱은 현재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감사할 따름이다.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그만큼 기대에 부응할 자신 있고 성장할 준비가 되어있기에 자신있다”고 자신을 향한 관심에 당당함을 내비쳤다.
이어 다음달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나서는 상황에 대해서는 “선수가 할 일은 현재 몸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어렵게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후배들이 한번의 우승에 자만하지 않고 꾸준한 연습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길 바란다”며 후배 사랑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 목동=김지원기자 ji1@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