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치료 등에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약품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 주도로 과학자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리커버리’(RECOVERY)라는 이름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2천명에게 소량의 덱사메타손을 치료제로 사용한 뒤 이를 투약받지 않은 4천명의 환자와 비교한 결과 덱사메타손을 투여받은 환자의 사망률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험 결과, 덱사메타손을 투여받은 환자 중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28~40%, 기타 산소 치료를 받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20~2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부수석인 마틴 랜드레이 옥스퍼드대 교수는 "통계적으로 설득력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즉각적 중요성을 지닌 결과"라며 "병세가 위중한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 게다가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이다. 이 약이 생명을 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과학자들이 엄청난 연구로 획기적인 결과를 이뤄냈다"며 "오늘부터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제에 포함시켜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것이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승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연구결과 발표에 대해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덱사메타손에 관련된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약품 제조사들의 주가가 17일(국내시간) 장중 크게 올랐다.
이날 10시 기준 주식시장에서 덱사메타손 제조사인 영진약품은 전날보다 11.43% 오른 6천240원에 거래됐고 같은 약품 제조사인 부광약품도 8.67% 올랐다.
시총 1천억원대인 신일제약은 장중 거래제한폭인 29.77%까지 올랐다.
이 밖에도 소형주인 경동제약과 대원제약은 모두 21.65%의 급등세를 보였다.
이태영기자 · 하다한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