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생물 이야기]춥거나 무서울 때 머리카락이 쭈뼛하는 이유 <1137>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모발 아래 있는 입모근 인해

살갗 수축하면서 소름 돋아

머리에는 크고 작은 분비샘이나 땀샘이 200만개가 넘게 있어 여러 종류의 액체를 만들고, 그 액체가 증발하면서 머리를 서늘하게 한다. 뿐더러 지방성분은 머리털을 윤기내고 보호해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도 막는다.

모발 아래에 있는 입모근(立毛筋)은 머리카락을 바짝 곧추서게 하니 춥거나 무섭고 징그러울 때 살갗이 오그라들면서 좁쌀 같은 도톨도톨한 소름(Goose bump)을 짓게 하는 근육이다. 개 목덜미에 빠짝 선 갈기도 마찬가지이며 하등한 동물일수록 입모근이 발달한다.

털의 제일 안쪽에는 모수(毛髓)가 있고 겉에는 태우면 노린내가 나는 케라틴(Keratin) 단백질이 여러 피층(皮層)으로 둘러싸고 그 바깥에는 꺼칠꺼칠한 큐티클(Cuticle)이 덮는다. 모수에는 적은 양의 공기가 들어 있고 피층은 검은 멜라닌 색소가 든 것은 물론이고 털을 빳빳하게 하며 큐티클에는 지방성분이 들어 있어 물이 머리카락 속에 쉽게 스며들지 못한다. 그리고 살갗에 깊게 박힌 털뿌리(모근)에서 꾸준히 세포분열이 일어나 털을 슬슬 밀어 올리고, 그 곁에 붙어 있는 모낭(毛囊)의 지방선(脂肪腺)이 기름기를 뿜기에 머리카락이 늘 함초롬히 젖어 반질반질하고 매끈한 윤기를 낸다.

“고수머리 옥니박이하고는 말도 말랬다”고 한다. 곱슬머리이거나 안으로 약간 오그라진 이를 가진 옥니박이는 이기적이고 인색한 깍쟁이이니 상대 말라는 말이다. 그리고 개인이나 인종에 따라 머리카락이 곧은 직모(直毛·Straight hair), 반곱슬머리(Semi-curly hair), 곱슬머리(curly hair) 등 가지각색의 머릿결을 가진다. 뜨는 머리(직모)의 단면은 둥글고, 반곱슬머리는 타원형이며, 곱슬머리는 삼각형에 가깝다. 그리고 센 태양이 내리쬐는 아프리카 등지에 사는 흑인의 새까맣고 꼬불꼬불 말린 머리털(Tightly coiled hair)은 자외선투과를 막아주고, 추운 지방 사람들은 되레 자외선이 모자란 탓에 그것이 쉽게 통과하는 갈색이거나 흰색의 직모를 머리에 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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