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협회연합(UIA)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국제행사 유치국 1위권에 속했다. 하지만 관광국 경쟁력은 19위다. 우리나라는 '호텔공화국'으로 치닫고 있다. 반면, 관광객은 줄고 있다. 서울 비즈니스호텔 공실률은 50%로 객실 두 개 중 하나는 빈방이라니 거의 무대책이다.
전국호텔등록 현황을 보면 2014년 10만4,755실에서 2017년 14만3,416실로 무려 4만여 실이나 늘었다.
하지만 질 높은 5성급 호텔은 2013년 75개, 2017년 78개로 거의 변화가 없다. 호텔 공급을 주도한 것은 주로 중소 규모의 비즈니스호텔(1~3성급)인데 571개에서 831개로 크게 증가했다. 특급호텔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지역 호텔은 계속 늘어났다. 2016년 4만6,900실, 2017년 4만9,500실이다.
반면 방한 외국인은 매년 급감하고 있다. 특급호텔은 느는데 불 꺼진 객실이 절반이라니 초유의 전략이 절실한 때 아닌가. 심지어 특급호텔 중 서울 장충동 반야트리클럽&스파와 여의도 콘래드호텔, 골든트립 M명동 등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웨스틴조선호텔은 내국인 비중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추세다. 2015년 20.9%, 2017년 24.8%, 2018년 5월 현재 21.3%나 된다. 2015년 급증한 추세는 특별법에 의한 대량 호텔 인허가가 근본 요인이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으로 우리나라 여행수지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7년 9월 -13억 달러, 12월 -17억 달러에 이어 올 1월 -21억 달러에 달했다(자료:한국은행). 극한 상황이 도래되니 콧대 높던 특급호텔들은 자생을 부르짖으며 파크하얏트호텔은 1만3,000원대 '도시락 배달', JW메리어트 동대문호텔은 '이사님도시락', 밀레니엄 서울호텔은 이달부터 1만원 미만 메뉴 15종으로, 특급 콘래드서울은 '9,000원 라멘(일본라면)'으로 문정성시를 이룬다.
웨스틴조선호텔은 2만~3만원대 단품 요리로, 그랜드하얏트호텔은 일본식 선술집(이자카야)을 호텔 안으로 옮겨 진풍경을 연출한다. 이것은 살아남기 전술이다. 필자는 더 큰 파도가 수년 내로 올 것이라 본다. 이는 호텔만의 노력이 아니라 당국의 체계적인 지도도 요한다. 최근 관광의 트렌드는 허가를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를 엄격히 한다.
일본 나가사키 인근 작은 네델란드를 표방한 하우스텐보스는 연간 300만명이나 찾는 휴양지다. 최근 세계최초 이동식 수상호텔로 손짓한다. 무인도 탐험을 결합한 체험형 호텔이다. 일본 부동산회사인 '도쿄R부동산'은 지난해 후지산 인근 숲 속에 '인(Inn)더 파크'란 호텔을 열었다. 큰 나무 위에 텐트형, 돔형호텔이다. 일본호텔은 '튀어야 산다'며 바다 위에 '둥둥', 숲 속에는 '대롱대롱'이라는 이미지를 심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강원도는 '숙박 여행지'로 수십 년간 1위를 지켰으나 제주도에 내줬다. 3위는 전라남도다. 그곳 도백은 물론 산하기관 새만금청장까지 서울지역 관광 관련 연구단체 및 유관 협회 등을 찾아다니며 관광·레저에 대한 새 전략을 듣고자 열을 올리고 있다. 처절하리 만큼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돼 '가보고 싶은 강원도 1위'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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