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강원도 동계스포츠 개척자를 찾아서]대한민국 노르딕 복합의 아버지

(4) 박기호 국가대표 감독

(4) 박기호 국가대표 감독

한국 크로스컨트리 전설 …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도

유일한 국가대표인 아들 박제언과 노르딕 복합 발전 매진

노르딕 복합은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결합한 종목이다. 미국 USA 투데이는 '일반인이 가장 하기 어려운 종목'으로 꼽기도 했다. 국내 팬들에게는 유독 낯선 이 종목을 불굴의 정신으로 개척하는 이가 있다. 바로 박기호(54) 노르딕 복합 국가대표 감독이다. 국내 유일의 노르딕 복합 국가대표 선수이자 아들인 박제언(25)과 함께 종목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산증인=박 감독은 '설원의 마라톤'이라고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출신이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제1회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을 만큼 역사가 긴 종목이다. 하지만 박 감독이 선수 생활을 할 당시 한국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걸음마 수준이었다.

그는 “진부중 1학년 때 처음 접했다. 그때는 종목에 대한 비전이 없어 육상(중·장거리) 선수 생활을 병행했다. 여름에는 육상, 겨울에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하는 식이었다”고 회상했다. 그에게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그래서 더욱 이를 악물고 훈련했다. 그 성과는 얼마 되지 않아 나타났다. 진부고 1학년 때 태극마크를 단 이후 10여 년간 한국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간판으로 자리 잡았다. 1984년 사라예보, 1988년 캘거리 등 동계올림픽도 두 개 대회를 경험했다.

박 감독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첫 국제대회가 사라예보 동계올림픽이었다. 그때 너무 긴장했는지 바나나 두 개 먹고 경기에 임했다. 성적은 기대만큼 나오지는 않았지만 국제 무대에서 한국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경쟁력을 파악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그가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대회는 1989년 핀란드에서 열린 노르딕 스키 세계선수권이다. 이 대회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 클래식에서 36위에 올랐는데 이는 아직 역대 한국선수 최고 등위로 남아 있다.

■동계 스포츠 개척자의 외로운 싸움=선수 은퇴 후에 동계 종목 저변 확대에 힘을 쏟았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물론 바이애슬론, 장애인 노르딕 스키, 노르딕 복합 등 종목도 다양하다.그는 “바이애슬론은 사격, 노르딕 복합은 스키점프가 포함돼 있지만 모두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기본이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정신력과 체력을 강조했다. 지금 젊은 선수들은 우리 때와는 많이 다르다. 운동 환경, 장비 등은 좋아졌지만 강한 정신력이 부족하다. 결국 강인한 정신력을 키워야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박 감독은 온통 노르딕 복합 생각뿐이다. 우리나라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2013년 8월 노르딕 복합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였던 박제언이 노르딕 복합으로 종목 전향을 하게 된 것은 아버지의 조언 때문이었다. 노르딕 복합에서 관건은 스키점프에서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내느냐다. 스키점프 성적 1점당 4초 꼴로 크로스컨트리 스키 출발 시간을 늦춘다. 스키점프 성적이 좋지 않으면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도 불리하다.

다행인 점은 최근 기술담당 코치 자리에 핀란드 출신의 요코 카리알라이넨(62) 코치가 합류했다는 점이다. 박 감독은 박제언과 요코 코치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박 감독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일단 중위권에 드는 게 목표다. 스키점프에서 선두와 1분30초 이내 차이로 출발한다면 더욱 좋은 성적도 노려볼 만하다. 한국 노르딕 복합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제언이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다면 베이징동계올림픽 전망도 밝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경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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