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강원대·강릉원주대 통합, 작은 이해 극복 이뤄내야

강원대 평의원회, 통합 수정안 부결 ‘험로’
구성원 간 이견 불신, 소통으로 뛰어넘어야
미래 비전 구체적으로 제시될 때 공감 얻어

강원대와 강릉원주대 통합 논의가 다시금 중대 기로에 섰다. 최근 강원대 평의원회가 통합 수정안을 부결시키면서 구성원 간 이견과 불신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글로컬대학30’ 사업 역시 심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제는 지역 국립대 통합이라는 대의명분을 중심에 두고 각 직능과 캠퍼스 간의 작은 이해를 넘어서는 대승적 결단이 절실한 시점이다.

강원대와 강릉원주대의 통합은 단순한 대학 간 합병이 아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1도1국립대’ 정책의 핵심이며 강원도의 고등교육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 개편이다. 나아가 춘천교대, 강원도립대와의 추가 통합 논의까지 연결되는 ‘강원형 고등교육 플랫폼’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부결 사태는 그저 절차적 제동이 아닌 지역 미래 설계의 중대한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통합 논의의 방향성이 옳다고 해 그 과정이 생략될 수는 없다. 교수, 직원, 학생 등 대학 구성원들이 통합 이후 자신의 위치와 역할, 실질적 이익을 염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춘천캠퍼스에서는 강원대의 고유 정체성과 경쟁력 저하를, 삼척캠퍼스에서는 통합 이후의 소외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캠퍼스명 병기 문제나 예산 배분, 조직 개편을 둘러싼 갈등 역시 이를 반영한다.

이러한 이해 충돌을 조정하고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야말로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형식적인 행정적 통합이 아니라 실질적인 균형 발전을 전제로 한 ‘통합 이후의 비전’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 통합을 통해 무엇이 달라지는지, 어떻게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를 명확히 설계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구성원들의 우려에 귀를 기울이며 차근차근 신뢰를 쌓는 일이 중요하다. 강원대와 강릉원주대가 추진 중인 ‘글로컬대학30’ 사업은 지역인재 양성과 세계 수준의 교육 역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 없이는 이 사업도 설득력을 잃게 된다. 예산 삭감 등 현실적인 손실도 걱정되는 만큼 다시 한 번 내실 있는 통합안을 마련해 구성원들의 동의를 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교육부가 통합 여부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지역대학의 주도성과 책임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제는 강원도 전체가 이 문제를 대학 내부의 갈등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지역 고등교육 구조의 경쟁력은 곧 지역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원도의 고등교육 기관들이 서로 경쟁할 것이 아니라 힘을 모아야 한다. 통합은 그 첫걸음이다. 작은 이해의 충돌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큰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제는 결단의 시간만이 남았다.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 지방정부, 교육 당국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통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더 큰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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