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일보 1년여 문화시민운동 앞장 돋보여
세계인 축제 앞두고 도민 자발적 참여 확산
지속적 캠페인 통한 유산화·벤치마킹 기대
강원일보를 비롯한 강원도민들이 1년여 동안 펼치고 있는 '미·인(미소짓고 인사하기) 캠페인'은 우리 사회의 신뢰를 구축하는 문화시민운동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2001년 미국 여행을 했을 때 문화적 충격을 받았었다. 미국인들은 복도에서, 로비에서 미소를 지으며 상대에게 인사를 해 주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 우리가 상대에게 먼저 인사를 할 때에는 “혹시 저를 아세요?”라고 되물어 오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인이 오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펼치는 미·인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가정에서 남편, 아내 또는 아이들에게 먼저 밝게 인사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지금부터라도 가정과 학교, 직장에서 내가 먼저 미소 짓는 문화가 필요하다. 특히 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가 먼저 친절 강원도가 된다면, 전국적인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100마리째 원숭이 이론을 설명드리고 싶다. 이는 변화나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행위를 하는 개체 수, 즉 임계수치가 완성돼야 문화운동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1952년 일본 미야자키현 고시마섬에 살던 원숭이들을 연구하던 교토대학 학자들이 평소처럼 인근 농가에서 고구마를 활용해 원숭이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연구를 했다. 어느 날 우연히 한 암컷 원숭이가 해변에 놓인 고구마를 가지고 고구마에 묻은 흙을 바닷물에 씻어 먹는 방법을 알아냈다. 이것이 점차 다른 원숭이들에게도 퍼지기 시작했고 씻어 먹는 습관이 100여마리의 원숭이에게 퍼지자 고시마섬뿐 아니라 멀리 떨어진 오이타현 타카사키산에 살던 원숭이들에게까지 퍼지게 됐다.
우리 지역만이라도 친절 운동과 캠페인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면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지역인 만큼 타 지자체에서 강원도의 친절을 벤치마킹하고 배우러 올 수 있다.
이제는 '친절 강원도'를 유산화할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미·인 캠페인은 사회적 자본을 만드는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다. 서로 눈을 마주 보고 미소 짓고 인사한다는 것은 단순한 인사의 의미를 넘어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경제적인 효과까지 이어진다는 의미가 된다.
친절과 미소는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우리 사회에 신뢰가 있으면 서로 협동하게 되고, 궁극적인 목표인 공공선(善)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미·인 캠페인은 누가 먼저가 아니다. 윗사람 또는 아랫사람이 먼저 하자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라는 점이 중요하다. 적극적인 캠페인이기 때문에 그 성과를 내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다.
정리=최영재기자 yj5000@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