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운영비 확보 힘들어
보증공급 신청 매일 50여건 달해
도내 자영업자 대출규모 8.8조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대출금리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내림세를 보이던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이달 들어 지난달보다 0.01%가량 상승했다. 가계대출의 60% 이상이 변동금리 대출이어서 차주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특히 자영업자의 대출 문제 심각성이 지적되고 있다. 금리 인상기 이중고를 겪는 자영업자 가계부채 문제 현황과 대응방안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대출로 생활비·운영비 돌려막기=춘천시내에서 2년 전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창업했던 A(42)씨는 지난달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그는 창업자금으로 3.7% 금리에 3,000만원을 빌렸지만 매출이 7분의 1로 줄어들면서 월 최소 운영비 800만원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가게 운영비, 주택담보대출 상환액,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2,000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았지만 70만~80만원도 갚지 못해 이자율이 17%대인 캐피털을 이용했다. 강원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보증잔액이 남아 있는 도내 사업체 수는 3만1,500여곳으로 도내 전체 사업체의 28.9%에 달한다. 이는 그나마 보증심사를 통과한 업체다. 도내에서 강원신용보증재단으로 접수되는 보증공급 신청서는 매일 50여장에 달한다.
■금리 인상 직격탄 맞는 영세자영업자=한국은행 강원본부에 따르면 강원지역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8.8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 보면 대출금리가 0.01%만 올라도 도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연간 8억원가량 증가한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2012년 이후 매년 10% 이상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자율이 0.1% 오르면 도·소매업과 수리, 기타 서비스업의 폐업 위험도는 7~7.5%, 음식 숙박업은 10.6% 증가한다. 금리 인상기, 자영업자들은 말 그대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