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예부터 한 사람에게만 식사와 다과를 제공하는 관습이 있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겸상이 아닌 독상을 차렸던 것이다. 그리고 좌식생활을 하면서 식사와 다과를 할 때 사용하는 소반은 거의 모든 계층이 사용한 생활필수품이었다. 그리고 손님이나 큰일을 치르는 일이 많은 집안에서는 많은 수의 소반을 필요로 하였다.
음식을 차리는 공간인 부엌에서부터 방까지 만들어진 음식을 나르는 데 쓰인 소반은 한 사람이 운반하기 좋을 만한 크기를 갖추고 가벼워야 좋다.
강원지역의 소반은 변죽을 둥굴게 돌린 상판과 판형의 다리를 가지고 있다. 해주반과 만드는 방법에나 모양에서 별반 차이가 없는데, 판각의 장식성에서 뚜렷한 구별이 있다. 해주반은 판각에 꽃무늬, 박쥐무늬, 만(卍)자무늬 등을 투조하여 화려하다.
강원반은 사각형과 둥그런 형태로 단순하게 뚫린 판각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상판 아래에 판각 사이를 가로로 받치고 있는 운각도 판각에 투각된 것과 비슷한 선으로 단순하다. 또 하나의 특징은 판각 아래 부분을 턱지게 깎아 요(凹)자 모습으로 파낸 족대에 판각을 끼워 맞물리게 한 것이다. 이는 소반이 판각의 뒤틀림을 방지하는 구조다. 그리고 강원 지역의 특성상 소나무로 만든 것이 많다.
이러한 사각형의 상판을 갖춘 강원반은 책상반으로 널리 불린다. 사대부 명문가의 사랑방에는 서안이나 경상이 있어, 선비들은 이 위에 책을 두고 읽거나 글을 지었다. 서안과 경상을 갖추지 못한 일반 민간에서는 강원반으로 서안을 대신했기 때문에 책상반이라 한 것이다. 단순하지만 튼튼한 구조를 가진 것이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소나무로 만든, 강원 사람들의 질박한 삶에 어울리는 책상반이다.
<김동우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제작연도 : 조선시대
■소 장 처 : 국립춘천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