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 극도의 긴장 상태
60여발 총성 교전…긴급 대피
마을 입구에 중무장한 군인들
도로는 취재진만 오갈뿐 '적막'
바깥 출입 않고 사태 지켜봐
"40년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
밤새 긴박했던 강릉아산병원
부상자 3명 긴급 후송 응급치료
다리·복부·목 부위에 파편창
다행히 모두 생명에 지장 없어
실탄 60여발과 소총을 소지한 육군 병장의 탈영에 고성을 비롯한 동해안 주민들은 온종일 불안에 떨었다. 특히 탈영한 지 18시간이 지난 22일 오후 2시께 탈영병과 육군이 4시간가량 교전을 벌였고 군이 주변 지역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키면서 주민들은 꼬박 이틀 밤을 뜬눈으로 새웠다.
■마달리와 명파리
22일 오후 2시20분께 고성군 명파초교 인근 시가지에서 탈영한 임모(22) 병장이 수색 중인 군과 총격전을 벌이면서 주민들은 초긴장 상태를 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임 병장이 동료들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사라진 뒤 사건 현장으로 추정되는 까지봉 GOP에서 직선거리로 10㎞ 남짓 떨어진 현내면 마달리를 비롯한 화곡리, 배봉리, 명파리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는 등 극도의 긴장 상태로 하루를 보냈다.
배봉리 등 인근 마을 주민들은 바깥 출입 금지와 문단속 강화 등을 알리는 마을방송을 듣고는 이웃들에게 전화로 안전 여부를 묻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논·밭일 등 일상생활을 중단한 채 집안에 머물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등 일상이 올스톱된 상태다.
반면 중무장한 군인들이 마을 입구와 지붕옥상에서 경계근무를 강화하는 등 도로에 언론사 취재진과 장병을 실은 트럭만 오갈 뿐 고성군 전체가 적막감에 휩싸였다. 특히 이날 오후 임 병장과 군이 총격전을 벌이면서 인근 명파리와 마달리 주민들은 아예 문을 꼭 걸어 잠근 채 TV 등을 통해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군부대가 주민들에게 대피와 함께 주의를 당부하고 60여발의 총성이 들리면서 발생 지역에는 아예 얼씬조차 않고 있다. 박철용(75) 마달리 이장은 “이곳에서 40년이상 사는 동안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만큼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군은 이날 오후 명파리와 배봉리 마달리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한편 군·경 검문검색이 강화되면서 휴일을 맞아 동해안 북부지역을 찾은 관광객들이 교통체증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긴박했던 강릉아산병원
총기난사 후 부상자 7명 중 쌍둥이인 김모(22) 병장 형제 등 부상자 3명이 후송된 강릉아산병원은 밤새 긴장감이 돌았다. 사건 후 4시간여 만에 강릉아산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들은 밤새 응급 치료를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한 가족들은 22일 오전부터 병원을 찾아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강릉아산병원 김진엽 부원장은 “최초 후송된 김 병장은 팔꿈치 관통상 수술을, 또 다른 김 병장은 다리와 복부 파편창 수술을 각각 받고 일반 병실로 옮겨져 회복 중이며 신 이병은 복부와 경부(목부위) 파편창을 입어 23일 수술을 할 예정”이라며 3명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정래석·고달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