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여성칼럼]우리시대에서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로 사는 법

정조 철원군여성단체협의회장

요즘 시청률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드라마 선덕여왕에 나오는 미실이 남성이라면 그런 리더십이 가능할까 생각해 봤다.

미실은 여성이기에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의 최대치를 보여준다. 남편인 세종을 상대등으로 올려 귀족세력을 규합하고, 미천한 신분이었던 설원이 병부를 장악하게 해 군사력 또한 가졌던 미실은 왕조차도 두려워하는 인물이다. 만약 미실이 남성이라면 본인이 상대등으로 오르고 정치적 동반자를 선택해 그를 병부에 두게 했을 것이다.

세종과 설원이 정치적 갈등을 가진다면 동맹관계는 금이 가기 쉽다. 하지만 미실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게 한 사다함의 매화의 비밀을 지키면서도 세종과 설원의 갈등을 자신에게 다시금 충성케 하는 계기로 삼았다.

거창한 주제가 아니라면 미실의 리더십은 모든 여성이 가지고 있다. 미실이 권력을 잡기 위해 사람을 모으듯이 여성들은 사람에게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는 경우가 흔하다. 대인관계를 중시하는 여성들의 특성은 21세기에 적합한 리더십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또 미실이 적당한 때에 하늘에 제를 올리고 명을 받는 연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대중의 심리를 통찰하는 안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세태 흐름에 유연한 여성적 특성이 다시 한 번 드러나는 대목이다.

광고의 대부분이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와 미실에겐 차이점이 있다. 미실은 당대가 요구하는 전문성을 수련받고 스스로 익혔다. 우리는 자녀를 키울 때 학습 방법이나 우리 식구들이 좋아하는 요리, 재치있는 리폼 솜씨 등을 전문가라 내세울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생활의 지혜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육아 시간이 부족한 직장맘은 간편한 간식 만들기, 갓 결혼한 새댁은 시원한 생태찌개 끓이는 방법을 전수해줄 사람을 찾는다.

이미 많은 여성이 인터넷 공간을 통해 전문가로서 인정받고 있다. 1,000명이 넘는 방문자 수를 가진 어느 주부의 요리 블로그는 호텔 주방장의 전문성 못지않다.

작은 블로그나 카페를 개설하고 일상에서 하고 있는 것들을 올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컴퓨터를 켜야 하고 혹시 없어졌을 아이디를 찾아와야 하며, 사진이라도 올릴라치면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배우자. 디지털 문명에 당당히 도전해야 한다.

지금은 도약의 시기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모두가 움츠러 드는 이때가 재도약을 위한 충전기다. 강원도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은 디지털 문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한 시대를 쥐락펴락한 미실처럼 우리도 우리가 사는 이 시대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지선 1년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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