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삼성전자 실적발표 후 주가 향방은

 23일 삼성전자의 1·4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상당수준 뛰어넘는 것으로 발표되면서 주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시장의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개장초부터 실적호조 발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8조6,000억원이 넘는 매출과 1조2,000억원의 세후순익을 낸 것으로 발표되자 한 때의 머뭇거림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어 향후 주가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 어느 부문이 호조를 보였나=1·4분기 실적을 분석해보면 당초 우려에 비해 양호했다는 것일 뿐, 반도체부문의 약세가 확연히 드러난다.

 반도체부문 매출규모는 지난해 4·4분기 3조3,000억원에서 이번 1분기에는 3조원선으로 9% 감소, 전체 매출감소율 5%를 크게 능가했고 영업이익률 역시 35%까지 떨어졌으며 외형비중도 1%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반면 매출이 각각 8%가량 감소한 정보통신과 디지털미디어부문의 경우 영업이익률에서는 정보통신부문이 지난해 8%에서 1·4분기 12%로, 디지털미디어부문이 4%에서 8%로 급신장, 이익의 질적 수준을 높여줬다.

 또 가전부문이 환율급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34%나 늘어났고 이익률 역시 지난해 0%에서 15%로 급상승했다는 점도 반도체부문의 상대적 부진을 커버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해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35%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부문의 경쟁력은 지난주 8%에 불과한 것으로 발표된 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에 비하면 가히 세계반도체시장의 「슈퍼파워」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경쟁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경우 지난달 말 발표된 1·4분기 실적집계결과 주당순익(EPS)에서 당초 예상치였던 주당 3센트 적자보다 크게 늘어난 15센트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볼 때 더욱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도체시장 언제 회복될 것인가=지난 2월 하순에 시작된 반도체논쟁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지난주 반도체시장 역시 64메가D램의 경우 하락세가 지속됐고 128메가D램은 보합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조나산 조셉의 「저점통과론」이 아직까지 미국에서 대세를 잡지 못한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호실적을 계기로 점차 국내증권사를 중심으로 「저

점통과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물론 일부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기대이상이었던 1·4분기 실적때문에 2·4분기 실적이 「저점통과론」을 입증하는데 실패할 경우 오히려 향후에 더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하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우수하고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실적과 전체 반도체 및 반도체관련업종의 바닥확인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저점통과론」을 대표하는 메리츠증권의 최석포 연구위원은 『1GHz급을 시작으로 AMD를 견제하고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인텔이 고성능 CPU를 지속출시할 예정인데다 대만의 노트북 등 출하량이 명백히 증가하고 있는 등 반도체시장의 저점을 지금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 위원은 『가격타격이 큰 싱크로너스D램에 집중된 경쟁사들과 달리, 램버스등 다양한 상품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삼성전자를 동급으로 놓고 보는 것은 잘못된견해』라며 『삼성전자의 매수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향방은=삼성전자의 주가향방은 외국인들의 지난주 대규모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비관론자들은 2·4분기 실적이 1분기의 실적에 미치지 못하리라는 우려와 1분기 실적기대라는 재료노출때문에 추가적인 상승세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관론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CSFB증권의 경우 삼성전자가 내년 2·4분기까지 4분기 이상동안 이번 1·4분기실적을 초과하지 못하리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CSFB증권은 EDO부문 등의 수요감소 등으로 8,000억원선으로 주저앉고 LCD시장마저 위축세가 계속될 경우 이 조차 달성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 「보유」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역시 비관론에 가담하고 있는 ING베어링은 올들어 3번이나 삼성전자의 순익전망을 하향조정했으며 목표주가를 25만원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조나산 조셉이 소속된 살로먼스미스바니나 국내 주요증권사들은 비교적 긍정적 견해를 내놓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이달 중순께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상회」에서 「매수」로 높이고 적정주가 역시 21만원에서 28만원선까지 높인 바 있다.

 국내 증권사은 더 적극적이어서 LG투자증권의 경우 반도체시장이 3·4분기부터 공급증가세가 둔화되고 4·4분기부터 내년까지는 물량부족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 삼성전자의 12개월 목표가격을 29만∼32만원선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투신증권도 「매수」의견과 28만원선의 적정가를 제시하면서 지금부터 반도체주식에 대한 비중을 매월 조금씩 높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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