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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중동사태 장기화에 대응한 강원경제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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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현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중동 불안이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종전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핵심 사안을 둘러싼 입장차가 커 사태의 조기 안정을 낙관하기 어렵다. 협상이 진전되더라도 훼손된 에너지 공급망과 물류 체계가 단기간에 정상화되기 쉽지 않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라는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고, 그 여파는 물가 상승과 생산 위축으로 이어지며 실물경제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특히 강원경제는 지리적 여건과 산업 구조상 물류비 상승, 관광 수요 둔화, 생산비 부담 확대에 더 크게 노출되어 있다. 정부의 선제 대응과 함께 강원경제의 산업구조에 맞는 정밀한 전략을 즉시 실행해야 할 시점이다.

첫째, 물류비 상승과 건설자재 수급 불안은 강원경제에 직접적인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시멘트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강원도는 제조·운송비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상 유가 변동의 타격이 치명적이다. 강원 건설업 비중은 2024년 GRDP 기준 7.3%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그만큼 유가 상승은 지역 원가 구조에 큰 부담이 된다. 여기에 원유 수급 차질까지 겹치면 아스콘 등 석유 기반 자재 조달이 불안해져 도내 건설사의 수익성과 공사 여건을 함께 압박한다. 현장에서는 “공사를 수주하는 것조차 두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따라서 강원경제는 시멘트와 건설자재의 물류 부담을 완화하고, 공공사업 현장의 자재 수급을 안정시킬 대책이 시급하다.

둘째, 고유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은 강원 관광업에도 상당한 부담이다. 강릉, 속초, 양양, 춘천 등 주요 관광지는 자가용 중심의 단기 여행 수요 비중이 높다. 유가 상승은 주유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여행 비용을 높여 관광 수요를 둔화시킨다. 최근 도내 숙박업계에서도 예약률 저조 등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경영난을 호소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광객 감소는 음식점, 카페, 소매업 등 지역 서비스업 전반의 매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교통비 지원형 관광 인센티브, 철도 연계 상품 확대,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는 숙박·관광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 수요 이탈을 막기 위한 선제적 방어 전략이 요구된다.

셋째, 지역 중소 수출기업이 마주한 대외 리스크는 생존을 위협할 만큼 엄중하다. 강원 수출 규모는 타 시도에 비해 크지 않지만, 의료기기·의약품·면류를 비롯한 식품을 중심으로 지난해 30억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러한 성장 흐름이 해상운임 급등과 선적 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 포장재 수급 불안에 동시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중소 수출기업은 비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렵고, 환율이나 물류 리스크를 분산할 여력도 충분하지 않다. 이 때문에 외부 충격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수출바우처, 물류 지원, 경영안정자금, 환변동 대응 컨설팅을 연계한 실효성 있는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중동 사태 장기화는 강원경제의 건설·관광·수출을 동시에 압박한다. 물류비 상승은 생산·건설 원가를 높이고, 소비심리 위축은 관광 수요를 억제하며, 해상운임과 원자재가 상승은 중소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위협하고 있다. 대응 방향은 명확하다. 시멘트와 건설자재의 물류 부담 완화를 위한 긴급 지원, 교통비·숙박 연계 인센티브를 통한 관광 수요 방어, 중소 수출업체에 대한 금융과 물류를 연계한 패키지 대책이 즉각 가동되어야 한다. 강원경제 생존 전략의 성패는 현장의 체감 속도에 달려 있다. 한발 앞선 과감한 대응만이 지역 경제의 붕괴를 막고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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