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강원연구개발특구, 지역의 혁신을 선도해야

대한민국 첨단과학기술의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국내 6번째 첨단과학기술 연구 거점인 ‘강원연구개발특구’가 본격적인 가동을 알리며 강원자치도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다. 강원자치도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7일부터 춘천, 원주, 강릉을 돌며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강원자치도가 1차 산업의 이미지를 벗고 ‘딥테크(Deep-tech)의 요람’으로 거듭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이번에 출범하는 강원연구개발특구는 춘천의 바이오, 원주의 디지털 헬스케어 및 반도체 센서, 강릉의 천연물 신소재 등 지역별 강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올해 투입되는 56억원의 예산은 국가전략기술과 지역 특화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창업부터 투자, 스케일업에 이르는 사업화 전주기 지원 시스템은 그동안 기술은 있지만 자본과 네트워크가 부족했던 지역 기업들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하지만 특구의 지정과 예산 투입이 곧바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강원연구개발특구가 진정한 지역 혁신의 선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산·학·연·관’의 실질적인 유기적 결합이다. 연구개발특구의 성패는 연구실 안에 잠자고 있는 공공기술이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시장에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 대학과 연구소는 시장이 원하는 기술을 공급하고, 기업은 이를 토대로 혁신 제품을 만들어내며, 지자체는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걸림돌을 치워줘야 한다. 설명회 현장에서 보여줄 열기가 일회성 관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협력 생태계로 이어질 수 있는 정교한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 그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딥테크’ 생태계 조성이다.

이번 사업 설명회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AI 글로벌 빅테크 육성과 글로벌 부스트업 사업 등 공통 사업의 병행 안내다. 강원자치도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해야 한다. 강원자치도의 바이오와 헬스케어 기술이 국내용에 머문다면 특구의 확장성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표준에 맞는 기술 사업화 지원과 해외 네트워크 연결은 강원특구가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더 나아가 인재 유입과 정주 여건의 개선이다.

우수한 연구자와 청년 창업가들이 강원자치도로 몰려오게 하려면 연구비 지원만으로는 미흡하다. 교육, 문화, 의료 등 정주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인재들은 잠시 머물다 떠나는 ‘정거장’으로 특구를 인식한다.

라이프

이코노미 플러스

강원일보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