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뮤지엄 SAN에서 7일 개막하는 ‘숯의 화가’ 이배 작가의 대규모 전시가 세부적인 구성을 드러냈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En attendant: 기다리며’다. 단순한 시간의 지연이 아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 속에서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시간’이자 ‘생성의 작용’을 뜻한다. 1989년 프랑스로 건너간 뒤 30여 년간 ‘숯’이라는 단일 매체에 천착해 온 작가의 예술 세계를 총망라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개인전이다. 회화부터 조각, 설치 미술, 영상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모든 작업이 안도 타다오의 건축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계되도록 기획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공간을 압도하는 대형 작품들이다. 뮤지엄 본관 입구에는 2023년 뉴욕 록펠러센터에서 선보였던 작업을 확장한 높이 8m, 폭 5m, 무게 7톤에 달하는 거대한 조각 ‘불로부터(Issu du feu)’가 설치돼 관람의 시작을 알린다. 또한, 야외 ‘무의 공간’에는 주변 산세 및 건축물과 호응하도록 설계된 10m 규모의 대형 브론즈 조각 ‘붓질(Brushstroke)’ 6점이 세워진다.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신작도 있다. 청조갤러리 3관 <Becoming> 공간에서는 농부의 아들로 자란 작가의 정체성을 담아, 고향 청도 작업실에서 직접 가져온 흙으로 조성한 논 설치 작품과 9m 대형 스크린 영상을 결합해 첫선을 보인다. 전시 동선 역시 특별하다. 관람객은 본관 입구를 시작으로 청조갤러리 내 <White>, <Black>, <Becoming> 공간을 거쳐 야외 공간까지 총 6개의 공간을 유기적으로 이동하게 된다. 빛과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거대한 풍경 속을 걷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 경험으로 완성되는 구조다. 뮤지엄 SAN 관계자는 “작품의 물성과 건축, 자연이 긴밀히 호응하며 관람객이 공간을 직접 경험하도록 기획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