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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에너지 비상대응 가동…수조원 들인 강원 동해안 발전소는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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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송전망 사업 수년째 지연에 발전소 가동 반쪽 운영
수조원 투입해 전기 생산해도 송전망 없어 전기 못 보내
발전소 재정 상태 악화…세수 감소 등 지역 경제도 붕괴
25년간 운영 중단된 강릉 수력발전소 재가동 논의 없어
전문가들 “동해안 에너지 생산설비 정부 적극 활용해야”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발전기. 강원일보DB.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정부가 원전 가동률을 올리고 폐쇄 예정인 석탄발전소 가동 연장을 검토하는 등 에너지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안에는 수조원을 들여 건립한 화력발전소들은 생산한 전력을 송전하지 못해 가동을 멈추는 등의 아이러니 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력발전소를 활용해 동해안 일대를 에너지·전력 생산의 전초기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해안 발전소 ‘전력 고립’=동해안-신가평 HVDC 송전망 사업이 수년째 지연되면서 강원 동해안 발전소들은 ‘발전은 가능하지만 송전은 불가능한’ 구조에 갇혔다. 이는 단순한 행정 지연을 넘어 국가 에너지 정책 실패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강릉 안인화력발전소는 1,040㎿급 발전기 2기를 갖추고도 사실상 반쪽 가동 상태다. 2호기는 멈춰 있고, 1호기 역시 출력이 600㎿ 안팎에 그치고 있다. 삼척과 동해지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100㎿ 규모의 삼척 블루파워는 500~600㎿ 수준, 1,200㎿급 GS동해전력은 300~400㎿에 머물고 있다. 설비는 최신이지만 생산한 전력을 실어 나를 송전망이 없어 가동률은 20~30% 수준에 불과하다.

■발전소 재정 위기에 지역경제도 타격=발전소 재정 상태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강릉 안인화력 5조6,000억원, 삼척 블루파워 4조9,000억원, GS동해전력 2조1,000억원 등 수조원이 투입됐지만, 투자금 회수는커녕 수천억원대 미수금만 누적되고 있다. 특히 안인화력은 올해부터 원금 상환이 시작되면서 사실상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이러한 피해는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발전량 감소로 지방세 수입은 최근 3년간 300억원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비는 19억원대에서 5억원대로 급감했고, 대학생 장학금 지원도 중단됐다. 협력업체와 종사자 1,000여명의 일자리 역시 위협받고 있다. 정부 정책 실패가 지역경제 붕괴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사례로 지적된다.

■발전소 방치에 에너지·전력난 확대 우려=정부가 AI·데이터센터 시대의 전력 수요 증가를 외치고 최근 중동 리스크에 에너지 비상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강원지역의 핵심 에너지 시설은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송전망 조기 완공,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 유치, PPA(직접전력구매) 제도 도입, 그리고 수력발전의 양수발전 전환 검토 등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강원 동해안에는 필수 에너지 생산을 위한 기술과 자원이 이미 갖춰져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성봉 전력산업연구회장(숭실대 초빙교수)은 “AI·데이터센터 시대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려면 송전 제약을 해소하고 강원 동해안의 에너지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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