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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번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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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남원기자

전 세계 시선이 광화문에 쏠렸다.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다음 달에 열리기 때문이다. 2022년 활동 중단을 선언한 이후 4년 만이다. 2013년 데뷔한 BTS는 2018년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미국 빌보드 200차트 1위를 기록했다.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을 만날 정도로 영향력도 있었다. 그런 BTS를 멈추게 한 건 ‘번아웃(Burn-out)’이었다. ▼‘소진 증후군’으로도 불리는 번아웃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스트레스 등으로 갑자기 극도의 피로감, 무기력감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1974년 미국 임상 심리학자 허버트 프로이덴버거의 ‘상담가들의 소진(Burnout of Staffs)’이라는 논문에서 처음 사용됐다. 공식 질병으로 분류된 것은 2019년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번아웃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 직장 스트레스’로 규정했다. ▼23일 폐막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번아웃이 등장했다. 여자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알리사 리우(21·미국)였다. 13세에 미국 역사상 최연소 챔피언에 오르고,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6위였던 리우는 16세의 나이에 번아웃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심리학을 공부했고,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등반도 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스키 여행 중 속도감에 활력을 느끼며 ‘다시 얼음 위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복귀 이후 달라진 것은 결과에 대한 압박을 내려놓은 것이었다. 이번 올림픽 무대에도 우아함 대신 경쾌한 프로그램으로, 파격적인 헤어 스타일과 입안 피어싱을 하고 섰다. ‘자기다움’ 그 자체였다. CNN은 “리우가 비로소 새장을 깨고 나왔다”고 평가했다. 번아웃은 정체성을 재설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시간이다. 경쟁 사회에서는 힘듦을 받아들이고, 멈추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게 용기를 내고 흩어졌다가 4년 만에 다시 모인 BTS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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