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결식 우려 아동 7,000여명, ‘통합관리’해야 한다

강원특별자치도 내 결식 우려 아동에 대한 방학 중 급식 지원 대상자가 지난해에만 7,286명에 달했다. 최근 5년간 누적 인원은 3만7,000여명에 이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공식 지원을 받은 숫자에 불과하다.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까지 포함하면 실제 결식 우려 아동 수는 훨씬 많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복잡한 행정 절차, 미흡한 실태 파악, 제각각 운영되는 지원 체계 등 여러 문제점이 얽히며 ‘숨어 있는 배고픔’이 외면받고 있다. 중식 지원에서 누락된 A군과 B양의 사례는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본보 지난 9일자 1면 보도).

아버지의 실직으로 가정 형편이 급격히 나빠졌음에도 행정 시스템의 소득 반영 지연 탓에 지원에서 탈락한 A군, 행정 공백으로 급식 키트가 끊길 위기에 놓인 B양 모두 현재 시스템이 얼마나 아이들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지를 말해준다. 특히 아동 스스로 ‘결식 우려’를 입증해야 하는 신청 절차는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도움이 절실한 아동이 지원을 포기하게 만드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아동급식은 지자체, 교육청, 지역아동센터 등 여러 기관이 각기 다른 기준과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중복과 누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다. 이처럼 파편화된 시스템 아래서는 누가 끼니를 굶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하기 어렵다. 여기에 지역아동센터의 민간 재원 의존도와 후원 변동성까지 더해지면 급식 지원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 또한 담보하기 힘들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금이라도 부처 간, 기관 간 연계와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아동급식 통합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 취약가정의 소득 변동, 보호자 유무, 지역사회 연계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방학 전 사전조사를 통해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을 조기에 발굴해야 한다. 동시에 읍·면·동 단위의 촘촘한 모니터링 체계와 지역학교, 보건복지기관 간 정보 공유도 강화돼야 한다. 신청자의 자격 심사 또한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아동도 증빙서류를 여럿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보호자가 없는 아동, 학대·방임 가정의 아이들은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결식 문제를 단순한 복지 사안으로 보지 않는 인식 전환이다. 한 끼의 부재는 영양의 결핍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의 건강, 학습 능력, 심리적 안정감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한 지역의 미래가 아이들에 달려 있다면 아이들의 오늘을 책임지는 것은 지역사회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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