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연구개발특구의 성공 조건

김창혁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장

◇김창혁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장

강원 연구개발특구 지정은 강원특별자치도가 오랫동안 직면해 온 산업 구조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이는 단순히 특정 지역에 제도적 지위를 부여하는 단순한 행정적 조치가 아니다. 오히려, 강원특별자치도의 과학적 연구 성과가 산업과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혁신 생태계를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국가 차원의 전략적 선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관건은 분명해진다. 이 제도를 실제 운용하고 성과로 연결할 주체, 즉 연구개발특구본부가 어디에 자리 잡는가 하는 것이다. 강원 연구개발특구본부의 입지는 정책 효과를 좌우하는 핵심 조건이며, 그 해답은 분명하다.

춘천은 이미 강원도 내에서 가장 집적된 연구개발 인프라와 실질적인 연구 성과를 축적해 온 도시다. 강원대학교와 한림대학교를 중심으로 바이오·의생명 분야 연구가 꾸준히 확대되었고, 이러한 연구 활동은 정부 연구개발 과제 수주를 넘어 특허 창출과 기술사업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해 왔다. 실제로 강원 지역 바이오 분야 특허 2,000여 건 중 절반 이상이 춘천 소재 대학에서 창출됐다. 강원 지역 특허의 사업화 성과도 연구개발 투자액 10억 원당 2.96건으로 전국 평균 1.45건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춘천이 단순한 학원도시가 아니라, 대학의 연구 성과를 지식재산으로 전환해 내는 혁신적인 도시임을 보여준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특허의 ‘양’이 아니라 ‘활용도’다. 춘천의 특허 이전은 연평균 국내 기준 10.7%, 해외 이전 30%의 증가율을 유지하며 기술이전과 사업화로 이어지는 속도에서 수도권을 앞서고 있다. 이는 연구성과가 논문이나 특허로만 남지 않고, 실제 기업 성장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지표다.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구축된 기술사업화 플랫폼은 연구 성과의 실증, 시제품 제작, 기업 연계에 이르는 과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결코 우연히 도출된 것이 아니다. 춘천은 2022년부터 강소연구개발특구를 운영하며, 연구개발특구 제도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직접 경험해 온 도시다. 이 과정에서 기술이전과 연구 기반 창업, 기업 성장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 왔고, 특구 운영에 필요한 기획과 조정 역량 역시 검증받았다. 이제 춘천은 강소연구개발특구를 통해 축적한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강원 연구개발특구를 보다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끌 준비가 되어 있다.

연구개발특구본부는 단순한 행정 조직이 아니다. 특구의 연구개발 전략을 설계하고, 기술사업화를 촉진하며, 대학·연구기관·기업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는 정책의 엔진이다. 이러한 역할은 연구 현장과 기업, 지원기관이 밀집해 있고 이미 유기적인 협업 구조가 잘 형성된 곳에서 비로소 제대로 작동하게 된다. 춘천은 그 조건을 가장 충실히 갖춘 도시다.

강원 연구개발특구의 성공은 지정 자체로 완성되지 않는다. 본부 입지라는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에 따라 특구의 성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축적된 연구개발 성과와 특허·기술이전 성과를 통해 입증된 경쟁력, 그리고 강소연구개발특구 운영 경험까지 갖춘 도시인 춘천이 강원 연구개발특구의 중심지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연구개발특구본부의 춘천 유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성공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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