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목욕료 ‘1만원’ 턱밑…대중탕 김 꺼진다

버티다 못한 목욕탕 가격 인상
강원도내 평균 이용료 9,444원
292곳 운영 · 3년새 27곳 폐업
지자체 목욕지 지원사업 진행

◇7일 춘천의 한 목욕탕에 붙은 요금표. 사진=고은기자

동네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감한 수요에 물가까지 폭등하면서 목욕탕 업주들이 요금 인상 또는 폐업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다. 특히 목욕탕 존폐 위기는 고령층과 사회적 취약계층의 위생관리와도 직결돼 대중목욕탕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년새 목욕탕 27곳 폐업=31년간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춘천의 한 대중목욕탕이 계속되는 적자에 지난해 11월 문을 닫았다. 수십년간 일주일에 한번 목욕탕을 찾은 김모(71)씨는 “버스로 20분 떨어진 목욕탕에 다녀야 해서 불편함이 커졌다”고 말했다. 목욕탕 앞에서 만난 정모(85)씨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씨는 “목욕탕에 가면 단골들이랑 만나 인사하고 같이 쉬는 즐거움이 큰데 목욕탕도 사라져 갈 곳이 줄어든다”고 전했다. 7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현재 강원도에서 운영 중인 대중목욕탕은 292곳이다. 2023년 12곳, 2024년 6곳, 2025년 9곳으로 3년새 27곳이 문을 닫았다.

■버티기 위한 목욕료 인상=일부 목욕탕은 가격을 올리며 버티고 있다. 춘천시 후평동에서 목욕탕을 운영하는 강모(58)씨는 치솟는 난방비 부담에 최근 이용료를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인상했다. 윤씨는 “남은 임대 계약기간 3년을 채운 후에는 영업을 그만둘지 고민중”이라고 한숨지었다. 인근 또 다른 목욕탕도 올해 7,000원에서 9,000원으로 2,000원이나 올렸다. 목욕탕 사장은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이 찾는 곳이라 7,000원으로 가격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버티다 못해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 서비스요금 가격동향에 따르면 도내 목욕탕 이용료는 2024년 12월 9,222원에서 2025년 11월 9,444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취약계층·고령주민 지원 필요=취약계층과 고령 주민들의 필수시설인 목욕탕이 운영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재 도내에서는 삼척시, 횡성군, 정선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 등이 ‘취약계층 어르신 목욕비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전체 시·군으로 확대하고 예산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주거문화 변화로 집집마다 샤워공간이 갖춰지면서 목욕탕 이용객이 줄었다”며 “그럼에도 목욕탕을 찾는 노인 인구는 늘어나는 만큼 지자체의 공공목욕탕 지원 등을 통해 운영을 유지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4년에 개업해 춘천 시민들의 사랑방으로 불렸던 A목욕탕이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폐업했다. 사진=고은기자
◇2023년 개업한 춘천의 한 목욕탕이 지난해 4월 폐업, 현재는 게임장으로 간판이 바뀌었다. 사진=고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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