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5명.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강원도에서 홀로 숨진 사람들의 숫자다. 가족이 있어도 관계가 끊겼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홀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1인 가구 확산에 따른 고독사를 예방하고 ‘장례 이후’의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마지막 여정에 대한 예우= “어르신, 약속 지키러 왔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8일 원주 단계동의 한 다세대주택 앞. 방호복을 입은 봉사단원들이 목례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들은 유품 정리와 취약계층 청소 봉사를 이어온 ‘봉주르Wonju봉사단’으로 지난달 세상을 떠난 60대 A씨와의 생전 약속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취약계층인 A씨는 평소 쓰레기가 가득한 환경에서 지내며 식사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차례 방문한 봉사단에게 겨우 마음을 연 A씨는 이후 병원 치료와 주거 청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입원일을 하루 앞두고 지난달 홀로 세상을 떠났다. 청소 약속은 결국 유품정리가 됐다.
8일 봉사단원들은 20㎡ 남짓한 A씨의 원룸을 조심스럽게 정리했다. 배달음식 용기와 각종 쓰레기, 부서진 의자와 이불, 침대 틀. 온기가 사라진 물건들을 단원들이 하나 둘 정리했다. 유품 정리는 2시간 만에 끝났고 A씨가 남긴 삶의 마지막 흔적은 마대자루 20개 분량에 담겼다.
김동희 단장은 “사각지대에 있던 어르신을 조금 더 빨리 발견했더라면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례 후 사회적 논의 필요=1인가구가 확산되면서 고독사·무연고 사망자 유품 정리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각 시·군이 공영장례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장례 이후 유품, 금융재산·채무 정리 등 법률관계를 처리할 법적 근거와 제도는 미비한 상태다.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현장에서는 정리가 지연되거나 방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는 민관 협력으로 공백을 메우고 있다. 봉주르Wonju봉사단은 원주시와 협약을 맺고 읍·면·동 관계기관과 소통하며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지자체 예산 지원이나 청소 비용을 받지 않고 무료 봉사를 이어가는 중이다. 각 시군이 유품 정리를 위해 법원을 통한 위임 절차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봉사단체, 사설업체 등 민간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공공과 지역사회의 책임 범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망자가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장례와 유품 정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후견신탁 같은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며 “공적 영역이 유품 정리나 법적·행정적 정리를 모두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따르는 만큼 지역사회와의 민관협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