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구수하고 재미있는 삼척방언 순례

◇이경진 作 ‘구수하고 재미있는 삼척방언 순례’

삼척 출신 이경진 수필가가 에세이 ‘구수하고 재미있는 삼척방언 순례’를 펴냈다.

오랜 객지살이로 고향이 그리울 때, 이 수필가는 삼척의 말들을 곱씹었다. 그리운 이들과 주고 받았던 대화를 되새기며 고향의 말들을 차곡차곡 모았다. 힘찬 파도와 드넓은 산을 닮은 고향의 언어는 그렇게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다.

책은 삼척 방언을 비롯한 강원 영동지방에서 통용되는 방언들을 소개한다. 각 언어에 담긴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 시절의 풍속과 문화가 스며든다. 방언 하나하나에 얽힌 추억들은 구수하고 정감가는 고향의 풍경을 닮았다. 국어사전은 물론 방언사전에조차 등재되지 않은 어휘들도 만나볼 수 있다. ‘째지바리(가지가 찢어질 정도로)’하게 달린 감들과 한여름의 추억이 담긴 ‘뽕고기(은어) 낚시’ 등 사전 밖의 어휘들이 짙은 삶의 향기를 전한다.

동해, 강릉 등 인근 지역에서도 들을 수 없는 오직 삼척만의 방언도 만나볼 수 있다. 얕은 바다에 ‘범물(저녁에 치는 정치망)’만 쳐놔도 고기가 몰려들던 바닷가의 풍경. ‘이런 지기(빌어먹을)!’ 욕을 뱉다가도 이내 웃음 짓는 얼굴들. 저자는 그리운 풍경을 담은 어휘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찰나의 기억까지 글로 엮어냈다.

이경진 수필가는 “방언 하나하나에는 우리들의 부모와 할아버지·할머니, 또 그 위의 할아버지·할머니들의 삶이 배어있다”며 “삼척시 시정지에 2019년부터 연재해 온 글들을 책으로 엮은 이 자료집이 내 고장의 언어를 사랑하고 보전·계승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도서출판 태원刊. 256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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