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Book)과 탈출(Escape)의 합성어인 이른바 ‘책스케이프(bookscape)’가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강원도가 주목 받고 있다.
4일 오전 11시 춘천 근화동의 한 독립서점.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책장 앞에서 두 여행객이 책을 고르느라 분주하다.
서울에서 온 박모(29)씨와 경기에서 온 이모(29)씨는 ‘책스케이프’를 테마로 춘천에서 1박 2일 여행 중이다. 전날에는 손 뻗으면 닿는 곳마다 각종 책이 비치된 ‘북스테이’ 숙소에서 하루를 묵었고, 이날은 지역서점을 둘러보는 북투어를 하고 있었다.
서점을 둘러보던 박 씨는 “수도권에서 ITX로 한 시간이면 올 수 있는 장소에서 자연과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직을 준비중인 이씨는 “집에서 가져온 '면접의 질문들' 읽으며 다시 에너지를 얻었다”며 “점심에는 맛집으로 소문난 옹심이집에 갈 예정”이라고 했다.
독서와 휴식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도 도내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
지난 1일 춘천 하중도 생태공원에서 열린 ‘리딩파티’에는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들이 모였다. 푹신한 의자에 누워 책을 읽던 안효진(27·의정부)씨는 “청계천 같은 서울의 야외도서관은 이제 핫플이 돼 여유롭게 책을 읽기 어렵지만, 로컬에서는 자연과 함께 진짜 여유를 찾고 다양한 지역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리딩파티를 기획한 남형석 ‘첫서재’ 대표는 “요즘 독서는 지식을 쌓는 행위보다 읽는 경험을 즐기려는 흐름이 강하다”라며 “자연과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는 그 경험을 완성시키는 데 가장 적합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앞서 춘천시립도서관은 지난달 25일 숲속 야외도서관 ‘꿈꾸는 책방’을, 동해시립발한도서관은 올 5월부터 10월까지 매주 주말 ‘북크닉’을 운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