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날을 기대했지만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것 같다. 대륙고기압이 발달해 북서풍을 타고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10월20일에 강원특별자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설악산에 첫눈이 내리고 다음 날엔 첫얼음이 관측됐다. 또, 강원 일부 지역은 아침최저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추운 날씨를 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는 추위는 각종 피해를 일으키곤 한다. 기상청에서는 한파로 인한 피해 예방을 지원하고자 ‘한파 영향예보’를 발표하고 있다. 한파 영향예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상현상 중심의 기상재해 예·특보와는 차이가 있다. 한파에 대한 사회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보건, 산업, 시설물, 농축산업, 수산양식 분야의 위험수준을 관심, 주의, 경고, 위험 네 단계로 나누고, 단계별 대응 요령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강원지방기상청에서는 도민들이 추위로부터 안전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한파 영향예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먼저, 마을방송 통합시스템과 재해문자전광판을 활용해 한파 영향예보 주의, 장시간 야외활동 자제 문안을 표출하고 있다.
또한, 생애주기에 맞는 영향예보 전달체계를 운영 중으로, 영유아를 위해서는 지역대표 플랫폼, 청소년은 학교소통앱, 청장년과 어르신은 각각 소통방과 마을방송시스템을 통해 한파 영향예보를 전달하고 있다. 더불어 취약계층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파특보·영향예보, 동파가능지수 문자서비스를 제공해 취약계층이 기상정보를 놓치지 않고 받을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한파와 함께 매년 겨울 우리 곁을 찾아오는 기상현상으로 눈도 빼놓을 수 없다. 겨울철 거리를 새하얗게 물들이는 눈은 특유의 낭만을 선사하며 스키, 겨울 축제 등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지만 한편으로는 사고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강원도는 겨울철에 눈이 빈번하게 내려 도로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
지난 2021년 2월27일부터 3월1일까지 연휴 기간 강원산지와 동해안에는 대설특보가 발표될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다. 동해고속도로와 서울-양양고속도로 일부 구간에 귀경 차량이 몰린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 많은 눈이 내려 극심한 정체가 이어지고 교통사고도 발생했다. 그날 한때 많게는 차량 700여대가 고립되면서 많은 사람이 추위와 허기 등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또한, 겨울철에는 도로 살얼음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도로 살얼음은 기온이 급하강하고 눈이 녹은 뒤 도로가 얼면서 발생한다. 올해 1월13일 강릉에서 교량을 건너던 승합차가 도로 살얼음에 미끄러져 하천으로 추락해 운전자가 부상을 입은 일이 있었고, 1월27일에는 원주 만종교차로 내리막길에서 53대의 차량이 연쇄 추돌해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한 사고도 있었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아 간과하기 쉽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큰 피해가 일어날 수 있기에 도로 살얼음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겨울철 위험기상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자 기상청에서는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강원지방기상청에서는 도로 관계기관에 매년 ‘강원도 도로제설 정보’를 제공 중이다. 이는 특보구역별 6시간 단위 상세 위험단계, 일별 예상 신적설 등을 제공해 관계기관에서 제설 집중구역을 미리 파악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국도 및 고속도로 전광판을 활용해 대설, 도로 살얼음, 안개 등 위험 기상요소를 운전자에게 직접 전달하고 있다. 오는 12월부터는 전국 주요 고속도로를 대상으로 내비게이션을 통해 도로 살얼음, 가시거리 등 도로위험 기상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으로 더욱 변화무쌍하고 위험하게 다가올 겨울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 기상청에서는 최선의 예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위험기상으로부터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기상정보에 관심을 갖고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최신의 예보와 기상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을 지녀 주시길 바란다.
이미선 기상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