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기후 변화로 인해 농업 뿐 아니라 관광산업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상 고온현상 때문에 강원지역 벚꽃 개화시기가 앞당겨졌고, 도내 스키장 절반 이상의 개장 시기가 12월 초·중순으로 늦춰져 시즌이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변화가 관광객 감소와 관광산업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지속가능한 관광 정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벚꽃 개화·스키장 개장 시기 변화…기후변화 따른 산업구조 재편해야=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년 데이터 기반 기후변화에 따른 관광 대응 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강릉 벚꽃 개화시기는 3월31일이었다. 2018년(4월4일)에 비해 5일가량 빨라졌다. 춘천은 올해 개화 시기가 4월4일이었으며, 평년(4월11일)보다 1주일 앞당겨졌다.
반면 도내 스키장 9곳 중 5곳의 개장시기는 12월 초~중순 이후로 늦춰졌다. 5년 전만해도 11월에 개장했던 원주 오크밸리는 지난해 12월13일에야 문을 열었다. 춘천 엘리시안 강촌, 평창 알펜시아, 정선 하이원, 태백 오투리조트 등은 12월 초에 개장했다. 가을 폭염 영향에 첫 단풍 시기 또한 늦어졌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설악산 첫 단풍은 지난 2일 시작됐다. 평년에 비해 4일 늦은 것으로 확인됐다. 단풍 절정 시기는 평년보다 1주일 늦어진 24일이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처럼 계절성 관광지는 기후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에 맞춤형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관광 성수기 변화, 관광객 행동 변화를 예측한 산업구조 재편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관광소비·인프라 손실, 지역경제 매출 감소로 이어져=기후변화는 관광소비, 외지 방문객 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국 관광숙박업 분야에서 기온 1℃ 상승 시 카드소비액이 가장 크게 줄어든 지역은 평창군이었다. 스키관광이 활성화 된 평창군은 기온이 1℃ 오를 경우 평균 4,307만원의 관광소비가 줄었다. 홍천군은 3,198만원 줄어들면서 전국에서 관광소비 감소 금액이 네 번째로 컸다.
관광인프라 손실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동해안 전체에서 유실된 백사장은 축구장 약 80개(57만㎡) 면적에 달하며, 강릉 염전 해변은 대표적 피해 지역이다. 해안 모래침식의 주요 원인으로는 해수면 상승, 잦은 너울성 파도, 태풍 등이 꼽힌다. 백사장 면적과 해안선 후퇴는 관광인프라의 직접적인 손실을 가져와 관광객 감소 및 지역경제 전반의 매출 감소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해수면 상승 등 기후 변화는 결국 관광 인프라 및 지역 경제 피해를 불러올 수 밖에 없다”며 “친환경 여행 등 관광 콘텐츠 발굴과 친환경 지역 관광기업 세제 감면 등 지속가능 관광 정책을 마련할 때”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