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와 창간 80주년을 맞은 강원일보는 최근 춘천ICT벤처센터 대회의실에서 '춘천 바이오산업 대전환 심포지엄 : AI·양자 융복합 혁신'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바이오, AI, 양자 산업 관련 기업, 대학,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기조 강연

◇최양희 한림대 총장=인공지능(AI)과 바이오, 양자는 국가 전략상 게임체인저라고 불리며 전략이 기획되고 연구, 산업, 교육 분야에서 예산의 힘이 실리는 핵심적 산업들이다. AI는 알고리즘, 데이터 응용 뿐만 아니라 한국의 강점인 반도체와 연결돼 인프라, 피지컬적인 부분까지 폭넓게 다뤄진다. 바이오는 AI, 양자 시장을 뛰어 넘는 폭넓은 시장 규모를 지녔고 AI, 양자, 반도체와 결합했을 때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다. 양자는 현재 시장 규모는 작지만 모든 나라가 거의 동일선상에 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미래를 향한 도전은 가장 먼저 우리끼리 만을 경계하며 모든 것을 글로벌과 연결해야 한다. 공간, 인재 육성, 기업 유치도 모두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공간이 집적화를 이루고 기업이 100개 이상이 모이면 인력, 투자, 기술 등의 공유가 가능하다. 이를 실천하는 것은 민관의 균형 잡힌 거버넌스다. 또 하나 강조하는 점은 어떤 첨단 산업이든 기술 표준화가 큰 힘을 갖기에 이를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
▲주제 발표

◇정현철 (주)노르마 대표="양자 컴퓨터의 앞날은 의견이 엇갈리지만 긍정적 시각도 분명하다. 보통 양자컴퓨터는 굉장히 큰 크기를 생각하지만 내년 초라면 굉장히 작은 크기도 볼 수 있다. 또 이미 모든 양자컴퓨터가 클라우드 상에서 연동되도록 플랫폼이 갖춰지는 등 환경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양자 컴퓨터를 신약 개발에 활용해 기존 시스템 대비 73배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걸 검증한 경험이 있다. 전 세계 바이오 분야의 가장 큰 이슈는 유전체를 분석하는 일이다. 유전체 분석의 경우의 수는 기존 디지털 기기 만으로는 유전 데이터 전반을 분석해 이상을 확인하고 패턴 매칭을 찾아내기 어렵다. 양자 컴퓨터는 초기 상태이긴 하나 현재 연구 만으로도 최적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미 양자 컴퓨터 자원을 제공하는 경로는 다양하다. 인프라를 경험하는 것으로도 앞으로 양자 시대를 대비할 수 있다."

◇송시영 (주)JNPMEDI 이사="신약 개발 과정에서 지금의 기술은 한계가 있다. 양자 컴퓨팅을 통해 수 많은 회사가 도전하고 있지만 완벽한 성공을 이뤄내지 못했다. 이는 곧 우리에게 좋은 기회를 의미하고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우리의 노하우와 IP를 쌓는 것으로도 경쟁력이 된다. 춘천은 양자와 바이오의 입지 설정을 어떻게 가져갈 지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에 양자를 거론하는 지역은 가득하고 똑같이 해서는 승산이 없다. 바이오 기업이 옆에 있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모든 것은 데이터에서 나오고 춘천은 가까운 원주에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보유한 심평원이 있다. 바이오와 양자, AI의 융합은 신약개발 가속과 개인맞춤의료로 가야 한다. 단순화된 기술 우위를 넘어 차별화된 융합 생태계 조성, 특정 시장 선점에 집중하며 달려가야할 때이다."

◇장소용 (주)셀트리온 이사="항체 신약 개발을 위해 자체 개발, 전략적 공동 투자·연구, 오픈 이노베이션 등 3가지 전략을 가져갈 수 있다. 자체 개발은 위험도를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고, 투자와 협력을 통한 확장은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온 기업을 상대하는 일이다. 반면 오픈이노베이션은 아주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과 협력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크려면 연구 성과 만으로는 부족하고 기업 전체의 성장 지원이 필요했다. 이는 지자체와 정부, 대학, 바이오 클러스터 등 산업 내 주요 플레이어와의 연계가 필수적이고 이를 이어주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생태계 연결은 강원 등의 지자체와도 이뤄지지만 일본, 미국 등의 유망 스타트업도 대상에 포함된다."

◇오한빈 서강대 교수="양자 컴퓨팅은 빅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는 속도와 특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 양자 컴퓨팅은 단백질 효소의 활성 부위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특화 기술이다. 윤리적 이유로 동물 실험이 금지되는 추세에서도 가상의 실험 모델을 만드는데도 적용할 수 있다. 물론 에러율 등을 따졌을 때 현재는 양자컴퓨팅이 만능이라 볼 수 없지만 궁극적으로 해결이 기대된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춘천에 조언하고 싶은 점은 대학과의 연계다. 다만 현재는 기존 시스템의 매몰 비용에 대한 우려가 뒤따라 혁신을 불러오기 어려운 구조다. 모험적이고 새로운 연구에 대한 노력이 인정을 받고 지원 사업 등의 선정에도 영향을 주도록 제도적 변화가 뒷받침 돼야 한다."

◇손병희 (주)마음AI 연구소장="인공지능(AI)을 선도하는 기업은 오히려 규모가 작다. 1부터 100까지의 일 중에서 핵심 임무는 사람이 수행하되 대부분의 기능을 AI가 채워주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다시 생각해보면 지역에서 유치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술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생성형 AI 붐이 일었고 이제 AI에게 일을 시키는 시점이다. 실세계 인공지능으로 넘어왔고 가상에서 만든 것을 현실로 구현하는 간극을 줄여야 한다. 바이오는 육성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AI는 수 개월 만에도 성과가 나온다. 시뮬레이터를 도시에 구축하고 제조부터 양산까지 이어지는 파이프 라인을 만든다면 어느 AI 기업이든 유치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AI 기업 유치와 육성,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산업 연계의 수순으로 가야 한다."
▲종합토론

◇서병조 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좌장)="이번 정부가 인공지능(AI) 집중 기조를 밝혔으나 양자 과학 기술에 대해서도 2023년 비전 발표, 올해 시행 계획 발표까지 이어졌다. 초기 수준의 계획에 머물러 있기는 하나 양자가 다가올 미래 임은 분명하고 춘천이 AI와 양자를 게임 체인저로서 우리 바이오와 어떻게 융복합을 이룰 것 인가를 논의하는 자리다. 앞으로도 고민이 이어져야 하고 어떤 형태이던 유관 분야 전문가들의 네트워킹이 이어지길 바란다."
◇김우진 강원대병원 부원장="춘천이 바이오 연구에 유리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대학 병원이 2곳 있다는 점이다. 이 데이터를 목적 지향적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예전에 의료 인공지능 혁신센터 설립을 제안했고 춘천에 건립이 예정됐는데 아직 기능적 측면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특정 목적을 위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안무업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교수="춘천의 대학 병원은 서울권 병원보다 데이터는 적지만 환자가 태어나서 평생 두 병원을 거치며 진료를 받은 사례가 많고 20~30년에 걸쳐 축적된 건강 데이터는 엄청난 경쟁력이다. 과거와 현재 데이터를 함께 가졌기에 미래 예측형 AI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양자 시대가 오면 이 데이터는 실시간 분석을 위해 더욱 중요해지고 이를 모으는 거버넌스를 춘천시가 구축해야 한다."
◇장문규 한림대 교수="지금의 숙제는 어떤 콘텐츠로 기업, 병원에서 양자 분야에서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갈 것인가이고 춘천시도 같은 고민을 해가야 한다. 실제 수요를 가진 기업들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양자컴퓨터를 활용하고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것은 간극이 있다. 수요 창출을 위해 시의 역할이 중요하고 대학은 기업의 수요를 지원하는 방안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구연 강원대 교수="바이오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대학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졸업해서 곧장 기업 현장에 투입될 실무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바이오에 특화된 인공지능, 양자 기술 전문 인력을 양성하려면 융합 교육 과정을 구축해야 하지만 학과 개설은 졸업생 배출까지 최소 4년이 필요해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 단기간 특정 융합 분야의 전문성과 실무 역량을 기를 유연한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김창혁 (재)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장="춘천의 바이오는 여러 성과에도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이오 산업을 AI, 양자 컴퓨팅과 융복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AI와 양자 컴퓨팅은 신양 개발의 핵심 데이터를 발굴하는 난제를 해결할 해법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정부 지원과 민간 투자 여력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진흥원도 산업 기획자로서 기업 중심의 지원 체계를 만들고 조직을 혁신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