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월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이불의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대규모 서베이 전시 ‘이불: 1998년 이후’가 내년 1월4일까지 리움미술관에서 열린다. 총 150여 점에 이르는 조각, 설치, 평면, 드로잉, 모형 등의 작품을 통해 1990년대 후반 이후 작가가 지속적으로 천착해 온 주제들이 압축적으로 펼쳐진다. 리움미술관과 홍콩 M+ 미술관의 공동 기획으로, 전시는 2026년 3월 M+로 이어지는 국제 순회로 확장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사이보그’와 ‘아나그램’ 등 초기작부터 건축적 조각설치 연작인 ‘몽그랑레시’의 주요 작품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은 물론, 2010년대 이후 발전된 ‘취약할 의향’과 ‘퍼듀’ 연작과 드로잉, 모형, 조각까지 총망라한다. 이 작품들을 통해 인간과 기술, 유토피아적 모더니티, 진보주의적 열망과 실패를 탐구하는 이불의 시선을 보여준다. 전시공간은 관람자가 시간의 흐름보다는 작품이 서로 대화하 듯 연결된 구조 속을 부유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처럼 이불작가는 기억과 역사, 문화의 파편들을 엮어 낯설지만 매혹적인 상상의 지형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 풍경 속을 걷듯 체험하며, 우리가 잊고 지냈던 질문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