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한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지역에 김장배추 농사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18일 찾은 강릉시 송정동의 배추밭. 농민들은 밭에 비닐을 덮고, 스프링쿨러를 설치하는 등 배추농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20일부터 배추를 심기 시작할 예정이지만 농민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농업용수가 매우 부족해 농사가 가능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현재 주취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22.3%에 불과하다. 낮은 저수율에 제한급수를 시행 중인 강릉시는 농업용수에 대해서는 ‘3일 급수·7일 단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당장 식수도 부족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농업용수를 많이 공급할 수 없는 처지다.
공급되는 물이 부족해 지면서 송정동 밭 주변 농수로에는 물이 10% 정도만 차있었다. 배추밭만 20만여평에 달하지만 현재 농수로에 있는 물로는 2,000여평 정도만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실정이다. 농민들이 한숨을 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조병주 강릉시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모든 밭에 배추를 심기 위해서는 열흘 동안 물이 공급돼야 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며 “먹을 물도 부족하다고 하니 이해는 하지만 매년 가뭄이 반복되는 만큼 농민들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강릉시는 농민들을 위해 양수장비 지원, 관정 시설 개발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19일 오전 가뭄 대응 비상대책 기자회견을 열고,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한편 19일에는 철원 일대와 영서 지역을 중심으로 오전에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내륙·산지 5~20㎜ 등이다. 기상청에 따르면19일 강원지역 최저기온은 20도~27도, 낮 최고기온은 26도~34도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도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당분간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오르면서 무덥겠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