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카자흐 알마티에 피겨 영웅 ‘데니스 텐 거리’ 생긴다

카자흐스탄 피겨 영웅 추모 위해 거리명 변경 추진
1907년 의병 일으킨 강원 출신 민긍호 대장 후손
2014년 소치 올림픽 첫 메달…국민 영웅으로 추앙
어머니 “대한민국에서도 오래 기억해 주길 바란다”

◇2019년 6월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내에 조성된 데니스 텐 동상. 추모비 제막식에서 데니스 텐의 스승이자 고려인 최초로 소련공훈체육인 칭호를 받은 황마이 선생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카자흐스탄 한인일보 제공

카자흐스탄 피겨 영웅이자 항일 독립운동가 민긍호(1865~1908)의 후손인 고(故) 데니스 텐을 기리는 거리가 알마티시에 조성된다.

카자흐스탄 동포 매체 ‘한인일보’는 28일 “알마티시가 산하 7개 구청 관내 156개 거리의 명칭 변경 계획을 심의에 부쳤다. 이 가운데 보스탄디크 구 7번 거리에 ‘데니스 텐’이라는 이름이 부여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 당국은 “새 도로와 주요 거리에 문화·과학·역사 분야의 인물 이름을 붙인다”며 “데니스 텐 거리는 그 의미가 남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에 데니스 텐의 어머니 옥사나 텐은 “아들의 이름이 시내 거리에 새겨진다면 고인도 크게 기뻐할 것”이라며 “데니스가 사랑한 대한민국에서도 오래도록 그를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데니스 텐은 1907년 일제의 군대 해산령에 맞서 원주 진위대에서 의병을 일으킨 민긍호 대장의 후손이다. 민 대장은 “나라에 병사가 없으면 무엇으로 나라라 할 수 있겠는가”라며 항거, 원주·홍천·여주·이천 일대에서 7개월간 100차례 넘는 전투를 치른 끝에 1908년 순국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카자흐스탄 피겨 역사상 첫 동메달을 안겨 국민 영웅으로 추앙 받던 데니스 텐은 2018년 7월19일 승용차 부품을 훔치려던 절도범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흉기에 찔려 향년 25세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카자흐스탄 정부는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국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알마티시에는 이후 그의 동상이 세워졌고, 국제 피겨대회와 유소년 피겨 아카데미가 그의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려인사회는 “데니스 텐 거리는 국민적 사랑과 기억을 보존하는 상징이 될 것”이라며 심의 통과를 확신했다. 거리명 부여 여부는 오는 8월 말 최종 결정된다.

◇고려인 피겨 스타 고(故) 데니스 텐의 가족이 2019년 원주 민긍호 의병장 묘역을 찾아 참배하는 모습. 사진=강원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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