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수영의 차세대 간판인 강원특별자치도체육회 소속 이은지가 대학 총장의 승인 없이 제32회 라인-루르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에 출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참가 자격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세종대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에 제소를 예고하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은지는 지난 17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여자 배영 200m에서 한국 신기록(2분08초29)으로 동메달을, 100m 배영에서 1분00초23으로 또 한 번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간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온 이은지는 한국 여자 수영의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세종대에 따르면 이은지는 U대회 참가 신청을 위해 총장 직인 대신 학사지원과를 통해 행정용 압인을 받아 제출했다. 세종대 관계자는 “이은지는 체육특기자 특별전형으로 입학했지만 실업팀 선수로 등록해 활동 중이다. 학교 측은 대회의 취지에 맞지 않아 직인을 찍지 않았다”며 “행정 부서가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고 말했다. 세종대는 이번 사안을 스포츠윤리센터와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제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선수 개인의 책임만을 묻기에는 제도적 허점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체육회와 수영연맹은 “총장 직인은 재학 여부 확인 절차일 뿐 자격과는 무관하다”며 출전을 승인했다. 하지만 대학 입학 시 실업팀 활동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고, 도체육회 역시 병행에 대한 별도 지침이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대학 재학과 실업팀 활동을 병행하는 선수는 70~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