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양구의 봄’ 기억의 퍼즐에서 쏟아진 세월

최성희 시인 두 번째 시집 ‘양구의 봄’ 펴내
양구의 풍광, 가없는 사랑, 그리움 등 담아

‘고양이는 왜 자꾸 배꼽을 물어 나를까, 날개도 없는 별들이 왜 날아‘다니는 거지, 파랑새들은 또 하늘을 뒤지나, 별들이 쏟아진다’

양구에 터를 잡고 아름다운 시어를 빚어내고 있는 최성희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양구의 봄’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됐다. ‘한계령 넘어온 듯 창문을 기웃거리는데’, ‘지금은 부재중’, ‘물소리’, ‘당신의 첫사랑을 캐 보세요’ 등 각각의 부제 아래에는 양구의 자연과 풍경, 가족에 대한 기억, 존재와 부재에 대한 성찰이 조용히 스며 있다.

‘주인을 버리고 떠난 목마와 숙녀처럼/한계령을 넘어온 듯 창문을 기웃거리는데/그가 남긴 발자국/이 시대 큰 강물로 흐르고 있다’(박인환 문학관에서中)

2024 강원사랑시화전 작품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한 이 시는 박인환문학관을 체험하며 느낀 그의 낭만적 고뇌와 시 세계를 녹여냈다. 마리 서사를 비롯해 바바리코트, 벼루와 먹, 술잔, 우산 등 문학관의 장소를 시 속으로 불러들여 박 시인의 시 세계를 재생하듯 승화시켰다.

‘동해를 닮았다/파도에 우려진 그리움 하나/육지 해녀의 물질도 몽돌 더듬는다/바다 내음 한 가득…’(미역국 서사中)

최 시인은 일상의 사소한 풍경을 호기심 가득한 질문으로 비틀고 평범한 사물에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준다. 동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그의 순수한 시선은 독자들에게 오래 잊고 있던 감수성과 호기심을 불러낸다.

최성희 시인은 “퍼즐 한 조각 같은 자음과 모음의 알갱이들을 가로세로 연결하다 보면 기억의 한 페이지에서 세월이 쏟아진다”며 “저울추처럼 달아내리던 퇴고와 퇴고로 밀려난 언어들이 밤새워 퍼즐을 맞춘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계간 ‘상록수문학’으로 등단해 제61회 강원사랑시화전 대상, 양구 단오제 백일장 장원 등을 수상했다. 도서출판 상상인 刊. 147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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