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생명·의료 전문과학관인 국립강원전문과학관(이하 강원과학관)이 정식 개관을 앞두고 최근 지역 주민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지난 13일 원주시 태장동에서 열린 ‘이동 시장실’ 행사에서 원강수 시장과 태장동 주민들이 과학관 내부를 둘러보며 기대감을 나타낸 것은 단순한 방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강원자치도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의미 있는 이 과학관이 향후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 주목된다. 강원과학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정한 1호 전문과학관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위상을 갖는다. 특히 생명과학과 의료를 주제로 삼은 전문 전시 공간은 의료기기 산업 중심지인 원주의 정체성과도 궤를 같이한다. 전시관 내부는 인체의 구조와 기능, 질병의 발생과 치료 과정을 알기 쉽게 전달함으로써 과학 교육뿐 아니라 국민 건강 증진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코드’와 ‘메디컬 코드’로 나뉜 전시관 구성은 과학적 흥미를 자극하면서도 체계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건강한 삶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팬데믹 이후 시대에 이 같은 전문과학관의 등장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은 물론, 첨단 생명의료 기술의 중요성을 교육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데 필수적이다. 더불어 지역 의료 산업 클러스터와의 연계성을 통해 산업적 파급력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강원자치도와 원주시가 과학관을 주축으로 다양한 정부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개관 초기부터 일부 체험시설의 부족과 공간의 협소함 등은 향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단체 체험이 증가할 경우 병목현상이 우려되므로 운영 측면에서의 세심한 준비가 요구된다. 또한 과학관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전시 관람을 넘어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과 연계 교육 콘텐츠가 꾸준히 개발돼야 한다.
지역 학교 및 보건소, 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생애주기별 맞춤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강원과학관의 등장은 지역 문화시설 하나가 늘어난 차원이 아니다. 원주를 포함한 강원자치도 전체가 첨단 생명과학 기술과 의료 산업의 메카로 나아가는 데 있어 상징적 거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관련 기관들이 힘을 모아야 하며, 과학관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강원과학관이 지역과 국가 과학문화 발전의 새로운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