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전 7시30분이 가까워지는 시각 춘천 중앙로 교차로, 붉은 셔츠와 점퍼를 걸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흐린 하늘 아래, 선거 유세 차량도 스피커도 없이 모여든 이들의 얼굴엔 다소 어색함이 서려 있었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막 시작된 날, 국민의힘 강원도당의 첫 유세 현장 풍경이다.
노래도, 율동도, 마이크도 없이 시작된 조용한 유세는 대선 후보 선출을 둘러싼 당내 갈등으로 실무 준비가 늦어졌기 때문. 모여든 이들이 입은 붉은 옷에는 ‘국민의힘’과 ‘기호 2번’만 써 있었을 뿐 당 후보인 ‘김문수’ 후보의 이름이 새겨져 있지 않았다. 그래도 이날 현장에는 국민의힘 강원선대위를 이끄는 한기호(춘천-철원-화천-양구을) 총괄선대위원장, 김혜란 춘천갑당협위원장, 지역 광역·기초의원, 선거사무원들이 선거에서 필승하겠다는 다짐을 갖고 함께했다.

오전 7시30분 정각, 호루라기 소리가 교차로에 울려 퍼지자 오거리 네 방향으로 나뉘어 선 이들은 활짝 웃으며 연신 허리를 굽혔다.
기온이 8도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 속 흰 장갑을 낀 손으로 브이를 만들고, 리듬 없이도 열정만은 가득한 몸짓으로 지나가는 차량에 인사를 건넸다. "이재명 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굵은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자동차 경적이 '빵빵' 응답하기도 했다.

유세는 오전 9시까지 계속됐다. 유세 차량도, 김문수 후보 이름이 새겨진 팻말도 없었지만 붉은 옷으로 무장한 이들의 다짐은 확고했다.
한기호 의원은 “나라를 이재명에게 맡길 수는 없다”며 “힘들고 어려워도, 절망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란 당협위원장도 “내홍은 있었지만, 이제는 하나 되어야 할 때”라며 “짧은 기간이지만 반드시 기적을 만들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유세 차량은 이날 오후가 되어서야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강원선대위는 이날 오전 11시 강원도당에서 출범식을 열고, 22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도내 시·군을 순회하며 김문수 후보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