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의암호에 잠긴 시간 ‘水景’

김재경 개인전 ‘水景 Waterscape:물속의 지형’
춘천미술관에서 9일 오후 2시 개막, 14일까지

◇김재경 作 ‘Waterscape_중도#02’

춘천 출신 김재경 사진작가의 개인전 ‘水景Waterscape: 물속의 지형’이 춘천미술관에서 오는 14일까지 펼쳐진다.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 작가는 대학 시절 필름카메라를 접하며 사진에 입문했다. 이후 1981년 현남중 교사로 재직 중 백로와 왜가리 등 조류들이 농약 탓에 폐사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환경 사진에 눈을 뜬 최근에는 수질오염 문제를 안고 있는 의암호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김재경 作 ‘Waterscape_중도#01’

의암호는 1962년부터 1967년까지 건설된 의암댐에 의해 형성된 인공 담수호로 수몰된 옛 지형 위에 형성된 섬과 불규칙한 바닥 형태, 수심의 편차 등으로 인해 유람선조차 운항이 어려운 지형적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상중도와 하중도는 수몰 전 육지였던 지역으로, 선사시대 유물이 출토된 바 있는 동시에 개발과 보존 가치가 충돌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김재경 作 ‘Waterscape_상중도#01’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드론을 통해 수면 아래를 응시하며 눈에 보이지 않던 환경의 시간과 생태의 흔적을 시각화한 ‘워터스케이프’ 연작을 선보인다. 인공 담수호인 의암호의 물속 지형과 수질 문제를 주제로 한 이번 작품들은 자연의 호흡과 문명의 흔적, 그리고 보이지 않는 균열이 공존하는 풍경에 주목한다. 물속에 가라앉은 지형과 그 위에 자라난 식생, 멈춰 선 선박, 흐릿하게 남은 오염의 흔적 등을 통해 환경 변화에 대한 책임과 질문을 관람객에게 던진다. 김 작가는 예술을 통해 우리가 발 딛고 선 땅의 현실을 성찰하고, 도시와 강, 그리고 자연의 본질을 다시 마주하게 한다.

김재경 작가는 “나는 춘천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지만 춘천 시민들의 젖줄이자 생명줄인 의암호에 대해서는 사진을 통해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며 “의암호에 펼쳐진 자연의 풍경과 인간문명의 관계 속에서 야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시회 개막식은 9일 오후 2시 미술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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