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 서비스 업계에서는 생성 인공지능(AI) 등 고성능 AI의 도입이 잠시 숨고르기 형국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투자 결정과 같은 금융 핵심 업무의 자동화가 수익 잠재력이 크지만, 아직 대규모 오류 우려가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28일 AI와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국 빅데이터 업체인 스노우플레이크는 최근 업종별 2025년도 AI 전망 보고서에서 "금융 AI 도입이 혁신과 긴축 사이의 균형 맞추기로 나아가고, 입증할 수 있는 ROI(투자대비수익)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AI에 관한 모멘텀(성장동력)이 둔화할 수 있다"며 이처럼 진단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국내에서는 올해 1월 코스콤과 금융 AI 및 데이터 플랫폼(기반 서비스)을 공동 개발하는 파트너십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보고서에서 금융 주요 업무의 자율화가 당분간 실험 단계에 머물 것이라며 그 원인으로 '블랙스완'(전례 없는 이변)을 둘러싼 걱정과 규제 부담을 거론했다.
예컨대 2010년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10분 만에 1천 포인트 이상 하락해 1조달러(약 1,439조원) 규모 손실이 발생한 이례적인 주가 대폭락 사태가 있었는데, 이는 영국 런던의 한 선물 트레이더가 시장 조작을 위해 수천 개의 계약을 마구 매도한 것이 최초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거대언어모델(LLM) 같은 고성능 AI가 금융거래를 대거 자동 처리하면 이와 유사한 연쇄 주가 폭락 등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 만만찮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조직이 단기 이익만 우선시하면 이런 위기가 초래할 공산이 커지고 규제가 가속할 것"이라며 "AI에 대한 거버넌스(오류 감시·대응)와 가이드레일(안전장치)을 마련하지 않으면 위험 노출을 자초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최신 AI도 성과 최적화라는 목표 탓에 종종 인간의 상식과 예상을 초월하는 무모함을 보일 공산이 크다는 점은 최근 여러 연구에서 실증적으로 입증된 바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업계에서도 자산운용 등 민감 핵심 업무에 AI를 쓰면 검수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지적이 많아, 상대적 오류 부담이 적은 고객 응대나 서류 자동화 등에 AI 도입 사례가 쏠리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GPU(AI용 프로세서) 등의 비용에도 AI가 줄 ROI(투자수익률)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려운 조건을 딛고 선도적으로 AI를 도입한 소수의 기업은 경쟁에서 월등히 앞서나갈 것이며 그 격차는 매우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노우플레이크는 그 외 업종에서의 AI 전망에 관해 광고 분야에서 AI 도입이 활발해지고, 제조업에서는 품질 관리와 생산 관리 등 업무에 시각 처리 AI가 도입되며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이동통신 업종에서는 지리 공간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자사 통신망을 최적화하는 사례가 늘고, 익명화한 가입자 데이터를 광고주에게 판매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경우도 잇따를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