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전 8시 41분께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학급 학생의 흉기 난동으로 교사 학생 등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다친 피해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받고 있다. 다행히 이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학생 A군은 범행 후, 인근 저수지에 뛰어들었다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충북도교육청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학생이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특수선생님과 상담할 일이 있어서 1교시임에도 일반교실로 안 가고 특수학급으로 등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상담이 예정돼 있던 것은 아니고, 지난해 특수학급에 있을 때 담임교사였고 사이가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상시 정상적인 생활을 했던 학생"이라고 덧붙였다.
A군은 경계성 지능 학생으로 지난해 특수교육 대상자로 입학해 특수학급에 배치됐다가 올해 완전통합 재배치 차원에서 일반학급에서 공부했으며 상담 등 특수교육 서비스도 받아 왔다.
이날 사건은 특수학급에서 시작돼 1층 복도로 이어졌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A군이 특수학급으로 등교한 것은 오전 8시 33분으로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당시 특수학급에 다른 학생들은 없었다.
학교 측이 이 학생의 흉기 난동 신고를 119와 112에 한 것은 그로부터 3분 뒤이다.
특수교사는 비명을 내면서 뛰쳐나와 보건실로 대피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내부에서 가해학생이 특수교사에게 완력을 행사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A군은 복도에서 교장, 주무관, 환경실무사와 대치 중 흉기를 휘둘러 이들에게 중상을 입힌 뒤 학교 밖으로 달아났다.
특수교사는 너무 다급했는지 교실 책상 밑에 있는 비상벨을 누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비상벨을 눌렀다면 교무실 등으로 연결된다.
당시 다른 교직원이나 일반학생들은 1교시 수업 중이어서 사건을 목격하지 못했다.
도교육청은 A군의 난동 이유에 대해 "경찰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으니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수사 중인 상황이라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경찰은 범행에 쓰인 흉기를 압수하는 등 현장 조사를 마쳤고, 복도 폐쇄회로(CC)TV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상담 중에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복도로 나왔고, 교장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밖으로 나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위중한 일이 학교에서 발생해 매우 안타깝고, 피해를 본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교실 등에 비상벨 설치 등의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안전한 학교가 되도록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들은 이날 발생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학생과 교원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충북교총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충격적인 폭력행위가 발생한 데 대해 너무 안타깝다"며 "다쳐서 치료 중인 교직원들과 충격을 받았을 학생들이 조속히 치유·회복되고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모든 지원을 다 해달라"고 교육 당국에 촉구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은 특수학급·통합학급·특수학교 교사에게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경우일 뿐"이라며 "이번 사건의 원인과 특수교육의 실태를 면밀히 살펴 학생과 교원의 교육활동, 안전을 보호하는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법·제도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 공격행동 장애학생에 대해 전문적 상담·치료시스템 구축 ▲ 특수학급 설치 학생 수 기준 하향 등 특수교육 여건 개선 ▲ 비상 상황 대응·지원 등을 위한 학교전담경찰관(SPO) 확대 ▲ 공격행동 학생 제지·방어 방법 구체화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속 개정 ▲ 흉기 등 위험물품 반입 차단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제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 역시 "이번 사건은 교원에 대한 안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교육청을 비롯한 관계 기관이 빠르고 정확하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