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하던 작은 시골마을이 폐기물처리시설 조성 여부를 두고 감정싸움을 넘어 경찰 고소 등 법적 공방까지 벌이며 격하게 대립하고 있다.
28일 오후 찾은 영월 한반도면 쌍용6리는 그야말로 정적이 흘렀다. 가족처럼 지내던 이웃들은 찬성과 반대로 의견이 갈리며 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단단한 돌로마이트 지역 VS 돌리네 지형=조영환 쌍용6리 매립장 설치찬성위원장은 “쌍용6리 폐기물처리시설 예정지는 비저항 탐사와 시추조사 등 2번의 지반조사 결과 일반 석회암이 아닌 변형된 석회암으로 단단한 돌로마이트 지역”이라며 “지하동굴도 없으며 국내 최고의 지반암반 전문가들도 매립장 설치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엄삼용 동서강보존본부 상임이사는 “석회암지대로 빗물에 포함된 탄산에 의해 침식이 빠르게 진행되는 돌리네 지형이다”며 “석회암지대는 다공성 구조로 인해 물이 빠르게 스며들며, 동굴과 지하수 흐름이 발달해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침출수가 지하수로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주민들의 식수원 오염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돔의 한계와 부작용 VS 침출수 유출 방지 및 냄새·분진 피해 예방=폐기물 매립시설을 에어돔 공법 도입 여부도 이슈 중 하나이다. 전종남 쌍용6리 산업폐기물매립장 반대 주민대책위원장은 “에어돔은 침출수가 지속적으로 지하로 스며들 가능성이 크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폐기물의 분해 과정 중 유해가스(메탄·황화수소 등)가 축적된다면 화재·폭발 위험이 증가하며 대기질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은종 쌍용6리 매립장 유치위원장은 “과거에는 80~90% 수분이 있는 폐기물을 매립했지만 현재는 규정 강화로 수분 45% 이상의 폐기물은 반입하지 못한다”며 “에어돔이 비까지 막아준다면 수분 함량이 매우 적어지며 여기에 집수정까지 만들어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찬성 90% VS 반대 90%=찬반 양측은 모두 주민들이 자신들의 의견에 동조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조영환 위원장은 “쌍용6리 주민들의 102가구 중 94가구(91%)에게 주민합의(동의)서를 받았다”며 “매립장이 들어설 경우 30명의 일반직을 지역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전망했다.
이와 다르게 전종남 위원장은 “쌍용6리 주민은 230명(남 136명·여 94명)으로 실거주는 184명이며 현재 반대주민은 전체 인구의 87%인 161명”이라며 “관련기관의 철저한 환경영향평가 실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