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종합복지관과 평창장애인자립지원위원회가 마련한 ‘2025 평창장애인인권영화제–공감의 힘, 다름의 이해’가 지난 19일 평창시네마에서 지역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개선과 인권감수성 향상을 위해 마련된 이번 영화제에서는 김진유 감독의 영화 ‘나는 보리’가 상영됐다.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녀 '보리'가 수어로 소통하는 가족 사이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자신도 소리를 잃고 싶다는 특별한 소원을 품으며 겪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영화 제목 ‘나는 보리’에는 '나', '날다', '본다'의 의미를 중의적으로 담고 있다. 이는 주인공 보리의 정체성과 성장,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전환을 상징하며 장애인 가족 안에서 자란 한 아이의 특별한 성장담인 동시에 우리 모두가 겪는 소속감, 정체성, 이해와 공감의 문제를 함께 성찰하게 한다.

김 감독은 2015년 한국농아인협회 행사 ‘수어로 공존하는 사회’에서 한농통역사의 “어릴 적 코다(CODA, 농인 부모를 둔 청인 자녀)로서 부모님과 같아지고 싶어 소리를 잃기를 바랐고, 실제로 청력을 잃은 뒤 농인으로 살아가는 지금이 행복하다”는 말을 듣고 영화 기획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영화에는 김 감독이 코다로 살아온 개인적인 경험도 함께 녹여냈다. 영화제에 참여한 관객들은 “손으로, 때로는 입으로 전하는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담은 영화”며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자신도 그렇게 연기하는 보리와 결국에는 그들 다 다를 것이 없다는 뜻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감동적이고 멋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