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FC의 ACLE 홈경기 도내 개최 불투명 논란을 두고 춘천시와 구단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급기야 김병지 강원FC 대표가 춘천시의 행정을 비판하며 “내년도 K리그 홈 경기에서 춘천 배제를 검토하겠다”고 발언, 도민화합에 앞장서야 할 구단이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타래 어디서 꼬였나=지난해 시즌 종료 후 AFC 규정상 강릉 홈경기 개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럼에도 강원FC는 춘천을 '플랜B'로 염두에 두지 안은 채 강릉 개최를 유일한 안으로 정해 AFC와 협의에 나섰다. 춘천시는 기존 계약 조건을 떠나 지난해 ACLE 홈경기 분산 개최 의지를 구단에 전했으나, 구단측은 2022년 강릉시와 향후 3년 간 경기 개최 계약을 맺으며 ACLE 경기를 강릉에서 개최하기로 한 약속을 이유로 거부했다.
하지만 AFC가 강릉 개최를 불허 하면서 지난달 28일 처음으로 ACLE 홈경기 개최 의사를 묻는 공문을 춘천시에 보냈다. AFC에 홈경기장을 통보해야 하는 기한은 다음 달 2일까지다. 개최를 제안하고 이를 확정하기까지 주어진 시간은 불과 1달 여에 불과한 상황이다.
경기 개최 지원금 부담 문제도 초반 협상의 공전을 불러온 요소가 됐다. 강원FC는 당초 경기 개최 지원금을 춘천시에 요구했으나 춘천시가 난색을 표하자 구단이 부담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ACLE 출전 팀은 지난 대회에서도 최소 11억원 이상을 출전료 성격의 상금으로 지급 받았는데도 춘천시에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道 역할 주목=춘천시는 현 상황을 초래한 원인이 강원FC의 일방적 압력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ACLE 홈경기 분산 개최 요청을 거부했던 강원FC가 사전협의 없이 1차 공문을 통해 ACLE 홈경기 개최에 필요하다며 내부 시설 개선, 경기 개최 지원금 등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원FC는 “ACLE 경기를 강릉에서 개최한다는 협약에 따라 개최 여부를 강릉과 우선 타진한 것이고, 이후 또 다른 홈 개최 도시 춘천시의 의사를 파악하는 것이 수순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춘천시가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는 일은 내부 검토와 심사, 의회 동의 등의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구단이 두 차례 공문을 보냈을 당시 4~5일 내로 개최 수락 여부를 답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 같은 압박은 오히려 춘천시 내부 반발을 키운 원인이 됐다.
결국 개최 방침부터 빠르게 정한 뒤 세부 조율을 하자는 구단의 입장과 준비 상황 점검이 우선이라는 춘천시의 입장이 충돌했다. 현재 양 측의 갈등은 설전이 거듭되며 감정 싸움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강원FC팬들 사이에서는 사상 최초의 ACLE 홈경기 도내 개최를 위해 구단주인 강원특별자치도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