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시장애인태권도선수단은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며 도약을 준비 중이다. 외부의 시선에 움츠러들기보다 땀과 기술로 무대 위 자신감을 길러내는 이들 뒤엔 정구현 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태권도협회 사무국장이 있다. 정 사무국장은 2007년 강원명진학교에서 시각장애인 태권도 지도를 재능기부로 시작한 것을 계기로 18년째 장애인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외우는 것부터 시작했다”며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곁에서 힘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시각장애인 중심의 태권도 지도로 출발했지만 이후 지체·청각장애 선수까지 지도 대상이 넓어졌다.
그 결과 2023년 강원도장애인태권도협회 소속 선수 2명이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쾌거를 이뤘다. 그가 이끈 선수들 가운데는 “도와줄게요”라는 말에 움츠렸던 시절을 넘어, 지금은 누구보다 당당히 매트를 지키는 이들도 있다.
2021년, 2022년 국가대표로 선발된 바 있는 홍순철(55) 선수는 “태권도를 시작하기 전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으나, 이제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졌다”고 밝히며 정 사무국장의 스카웃에 고마움을 표했다.
장애인이란 이유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엄재천(55) 선수는 “사람들이 길에서 한 번씩은 꼭 쳐다본다”며 “그런 시선들이 불편해 밖에 나가기 싫은 적도 많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