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청명(淸明)이 지났지만 14일 강원도내에 때아닌 강풍과 폭설 한파 등이 몰아쳤다. 강한 바람에 낙석이 발생하고 건물 간판이 떨어졌으며 주택 지붕이 날아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은 15일까지 도전역에 강풍과 눈·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도로 위 돌덩이·사흘간 강풍 피해 26건=14일 오전 춘천시 사북면. 이 일대 인근 도로에는 강풍을 이기지 못해 자동차 타이어만한 돌덩이가 굴러 떨어지고 나무가 뒤엉켜 있었다. 이곳을 지나는 25톤 덤프트럭과 승용차들은 갑자기 나타난 나무 잔해물과 낙석에 놀라 중앙선을 넘나드는 곡예운전을 했다. 인근 산간도로에는 급경사지에서 흘러내린 돌과 흙으로 안전펜스 철망이 뚫리기도 했다. 주민 서민용(60)씨는 “날이 따듯해져 땅이 녹는 4월께 강풍이 부는 날엔 돌덩이나 나뭇가지가 도로에 나뒹군다”며 “낙석방지펜스가 없는 곳은 안전그물망조차 없어 혹시나 낙석이 발생할까 노심초사하며 운전을 한다”고 말했다. 강풍 피해는 강원도 전역에서 이어졌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13일 오후 6시35분께 홍천군 남면의 한 간이화장실이 쓰러졌으며 같은날 오전 9시19분께 삼척시 미로면의 한 주택 지붕이 바람에 날아가기도 했다. 지난 12일부터 14일 오후 5시까지 사흘간 26건의 강풍 피해가 접수됐다.
■강원 곳곳 돌풍 눈·비 예보=강원도에 하루 동안 최대 11㎝ 이상의 눈이 내리며 차량이 고립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3시부터 14일 오후 3시까지 적설량은 철원 임남 11.2㎝, 화천 상서 11㎝, 정선 사북 10.3㎝, 정선 만항재 7㎝, 평창 진부령 6.5㎝ 등이다. 이번 눈으로 지난 13일 밤 9시께 정선군 사북읍과 철원군 금남면에서는 눈길에 승용차 고립 신고가 접수되어 소방당국이 긴급조치했다. 또 설악산·오대산국립공원의 18곳의 통행이 제한됐다. 15일에는 강원 산지와 동해안을 중심으로 눈·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이날 새벽까지 일부지역의 강수량이 5~10㎜, 적설량은 최대 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람도 강해 순간풍속 초속 18m 안팎의 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보했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15일 비 또는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번개가 치거나 싸락우박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으니 농작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