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마은혁 헌법재판관 "우려 시선 잘안다, 걱정않도록 헌법해석"…취임사에서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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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헌법 기본원리 기준…균형 있는 시각·공정한 태도로 업무 수행"
헌재 尹파면 결정문 담긴 '대한국민' 표현 써 "민주주의·시민의식" 강조

◇마은혁 헌법재판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선출 104일 만에 처음 출근길에 나선 마은혁 헌법재판관은 9일 자신의 취임 과정에서 정치권 일각을 중심으로 제기된 '이념 편향' 우려와 관련해 앞으로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헌법재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마 재판관은 9일 오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저의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분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오로지 우리 헌법이 규정하는 가치들인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사회국가원리 등 헌법의 기본원리만을 기준으로 삼아 헌법을 해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수의 견해를 존중하되 맹종하지 않고,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되 치우치지 않겠다"며 "균형 있는 시각과 공정한 태도로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했다.

마 재판관은 "최근의 국내외 정세는 헌법 질서의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관련해 우리에게 큰 도전과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대한국민이 보여주신 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헌신을 바탕으로 헌법재판소는 민주주의에 대한 어떠한 도전도 능히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또 "전 세계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저력과 승복의 미덕을 갖춘 성숙한 시민의식에 감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은혁 헌법재판관이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2025.4.9 [공동취재]

이는 지난해 발생한 12·3 비상계엄 사태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 재판관이 사용한 '대한국민'이라는 단어는 헌법 서문 격인 전문(前文)에 등장하는 표현으로 헌재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문에도 쓰여 주목받았다.

마 재판관은 "우리 국민이 피와 땀을 흘려 함께 지켜온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원리와 질서가 흔들리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해 저의 작은 힘을 보태겠다"며 "국민께서 보여주신 헌법 수호의 열망을 한시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마 재판관은 "헌재가 그동안 쌓아온 성과가 더욱 공고하게 되도록 성의를 다하겠다"며 "나아가 저출산과 고령화, 기후위기, 젠더 문제 등 새로운 과제와 관련해서도 헌법에 따른 문제 해결의 기준이 도출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은혁 헌법재판관이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2025.4.9

앞서 마 재판관은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청사로 들어서면서 취재진을 만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전날 자신을 임명하면서 대통령 몫 후보자 지명권을 행사한 것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는 "첫날이라 그렇게까지 말씀 올리기는 좀 그렇다"고 말했다. 9인 체제는 후임 대통령이 완성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후속 질문이 이어지자 "그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도 한번 숙고해보겠다"고 답했다.

정치권 일각의 이념 편향 우려에 대한 지적에 수긍하느냐는 물음에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취임사에서도 한 말씀 올리기로 하고…"라며 말을 아꼈다.

마 재판관은 지난해 12월 26일 조한창·정계선 재판관과 함께 국회 추천 재판관 후보자로 선출됐으나 '여야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임명이 거부돼 3개월 넘게 대기했다.

한 대행은 전날 마 재판관을 임명하면서 오는 18일 퇴임하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후임 후보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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