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에 장애인, 사회에서는 고물이 되어가는 저에게 머리와 입이 아닌 가슴과 행동으로 진심을 다해 대해줘서 잊어지지 않을 것 같읍니다."
지난 24일 고성군 복지과 기초생활팀에 근무하고 있는 이자은 주무관 앞으로 한 통의 손편지가 배달됐다.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청각장애인 이승우씨의 편지다.
이승우씨는 매섭게 춥던 올 1월28일 DMZ평화의 길을 걷기 위해 고성군청을 찾았다가 당직 근무를 서고 있던 이자은 주무관을 만났다.
먼 곳에서 최북단인 고성까지 힘들게 왔지만 DMZ평화의 길은 4월부터 운영에 들어가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당시 입장은 불가능했다. 그는 장애로 인해 사전에 전화 등을 통한 자세한 정보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주무관은 대화가 어려운 이씨를 위해 종이에 글을 써가며 지금은 DMZ 평화의 길에 입장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설명을 이어갔고 결국 이씨는 발걸음을 돌려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추운 날씨 속 먼 타지에서 찾아온 이씨가 혼자 발걸음을 돌리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이 주무관은 버스정류장까지 직접 이씨를 안내했다. 이 주무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따듯한 두유 한 병을 들고 다시 정류장에 찾아가 이씨의 손에 쥐어주기까지 했다.
이에 이씨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이자은 공무원님께서는 선을 베풀고 계시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거라 믿읍니다. 행복하시길 바라겠읍니다"라고 행운을 빌었다.
이자은 주무관은 “저 뿐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직자로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