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조한 날씨 속에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4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강풍으로 인해 경계지인 안동까지 확산하면서 안동시가 인근 주민을 긴급 대피시키는 등 대응에 나섰다.
안동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의성 산불은 이날 오후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산으로 옮아 붙었다.
시는 산불 확산에 따라 길안면 주민에게 즉시 길안초등학교와 길안중학교로 대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또 이날 오후부터 길안사거리∼의성 옥산삼거리 914호선 지방도 양방향을 통제했다.
시는 남선면, 임하면 일부 주민에게 마을회관이나 학교 등에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를 보냈다.
길안면을 비롯해 남선면, 임하면에서 대피한 인원은 주민 270여명, 요양원 입소자 800여명 등 모두 1천80여명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의성 옥산면과 안동 길안면이 이어지는 산꼭대기 부근에 연기가 올라오는 것이 보여 산 아래 주민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연기가 멀리서 보이거나 장소에 따라 제대로 보이지 않아 대피 명령에 잘 응하지 않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다행히 불이 주로 번지는 지역에 사는 주민들 수가 그리 많지 않은 데다, 산 정상 부근에 사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불이 급격하게 번질 것에 대비해 길안면사무소에 산불현장 통합 지휘본부를 꾸리고 훈련받은 산불전문진화요원 50여명과 공무원 150여명을 대기시켰다. 시는 앞서 의성 산불이 시작된 지난 22일 길안면과 임하면 주민, 요양원 입소자 등 200여명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23일에는 일직면과 남후면 주민 80여명에게 안동체육관으로 대피하도록 했다.
안동에서는 현재 의성 산불 현장에 파견된 인원을 제외한 산불진화대원들이 의성군과 경계 지역에서 24시간 순찰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의성군과 맞닿은 일직면 행정복지센터 직원들도 비상근무를 하면서 산불 확산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의성 산불이 안동까지 미치자 안동시와 이웃한 청송군도 길안면과 청송군을 지나는 930번 지방도로를 따라 산불감시원을 배치하는 한편 드론을 이용해 의성 산불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 중이다.

앞서 이날 오후 3시 30분께 간이휴게소인 점곡휴게소 화장실에 산불이 옮겨붙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옆에 있는 편의점까지 불길에 휩싸였다.
점곡휴게소는 편의점과 화장실 등 최소 시설만 갖춘 간이휴게소이다.
불이 옮겨붙은 뒤 산불진화 인력과 소방대가 진화 작업을 벌였으나 이날 오후 6시11분께 편의점과 화장실 대부분이 불에 탔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산불로 휴게소에 불이 옮겨붙은 직후인 이날 오후 3시 35분께 북의성나들목(IC)∼영덕요금소(TG)까지 양방향 통행을 전면 차단했다.
도로공사는 산불 진화작업이 완료되면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오후 대구·경북에 최대순간풍속 15㎧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20m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는 강풍 특보 수준은 아니지만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의성군은 이날 오후 단촌면 장림리 주민에게 단촌초등학교, 단촌면 상화1리, 상화2리, 하화1리, 병방리 주민에게 면분회 마을회관으로 대피하라고 재난문자를 보냈다.
또 옥산면 입암1리, 신계1리, 신계2리, 감계1리, 감계2리, 실업리 주민에게는 옥산면실내체육관으로, 점곡면 윤암리 주민에게는 점곡체육관으로, 의성읍 업1리, 업2리, 원당2리 주민에게는 의성고 실내체육관으로 각각 대피하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