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가 尹과 자신의 나쁜 흐름 바꾸려 산불로 호마의식?…음모론 악용 유튜버들에 법적 조치 검토”

진보 성향 유튜버, 관련 영상 게재하며 논란 촉발
尹 지지자들 '간첩들의 조직적 방화' 주장 제기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적으로 산불이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최근 온라인 상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이른바 '호마의식 음모론'을 제기한 일부 유튜버들에 대해 강력 대응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24일 언론 공지를 통해 "전국민적 재난인 산불을 '호마의식' 등 음모론의 소재로 악용한 일부 유튜버의 행태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면서 "명백한 허위 주장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고 법적 조치 검토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산불은 국가적 재난으로 온 국민이 합심해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음모론을 유포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온라인 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발생하는 이유가 '호마의식'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빠르게 퍼졌다.

◇용산 대통령실. 사진=연합뉴스.

구독자 2만3천800여명의 한 진보 성향 유튜버는 지난 23일 '김건희, 산불로 호마의식'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호마의식은 불을 활용한 밀교 의식을 가리킨다.

이 유튜버는 "김건희 여사가 윤 대통령과 자신의 나쁜 흐름을 바꾸려 무속적 의식을 실행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며 "불이 강한 사람(김 여사)이 더 강력한 불을 이용해 주변의 안 좋은 기운을 태워버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영상은 24일 오전 기준 7만1천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X(엑스·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다.

"대선 당시도 전국에 동시다발로 산불이 났다", "우연이 아니다. 반드시 증거를 찾아야 한다" 등의 댓글 900여개도 영상에 달렸다.

다만 이날 오후 들어 해당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서 내려진 상태다.

한편,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간첩들이 국가중요시설을 노리고 조직적으로 방화해 산불이 일어났다는 주장 또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께 경남 산청군 시천면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2025.3.21 [산림청 제공]

디시인사이드 '미국 정치 갤러리'에서는 지난 21일부터 사흘 동안 '산불은 반국가세력의 테러', '경찰처럼 소방관도 믿을 수 없다' 등 제목의 글이 300여건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산불 내는 이유를 기억하라"며 "간첩이나 테러 세력이 혼란·교란·파괴 목적의 비대칭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 글은 280여명의 추천을 받았다.

앞서 이 게시판에서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대전 초등학생 피살 사건, 포천 전투기 오폭 사고 등을 두고서도 북한과 중국이 배후라는 음모론이 제기된 바 있다.

스레드(Threads)에서도 과거 중국인 유학생들이 방화 혐의로 검거된 기사를 공유하며 "배후를 밝혀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재난 희생자를 추모하기에 앞서 정략적으로 음모론을 만들고 이용하는 현상은 우리 사회의 극단적 갈등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가짜뉴스 생산자와 플랫폼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고 방치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사흘째인 24일 의성군 옥산면 정자리에서 산림청 헬기가 산불지연제(리타던트)를 투하하며 산불 진화를 하고 있다. 2025.3.24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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