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뉴진스 "모든 활동 멈추기로 했다…지금은 꼭 필요한 선택"

홍콩 공연서 "(어도어로는 돌아가지 않겠다는)우리 선택 절대 후회 안 해"…신곡 '피트 스톱' 무대 공개

◇걸그룹 뉴진스가 3월 7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새 팀명과 사진을 공개하고 다음 달 홍콩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출연하는 등 본격적인 독자 행보에 나섰다고 7일 밝혔다.. 2025.2.7 [컴플렉스콘 제공]

속보=가요 기획사 어도어와 전속계약 분쟁을 벌이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새 활동명 NJZ)가 독자적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온 가운데 뉴진스가 당분간 모든 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24일 가요계에 따르면 뉴진스는 전날 밤 홍콩 '컴플렉스콘' 공연 말미에 "사실 오늘 무대가 당분간 마지막 공연이 될 수 있다"며 "저희는 법원의 결정을 준수해 모든 활동을 멈추기로 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지금은 저희에게 꼭 필요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21일 어도어가 뉴진스 다섯 멤버들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전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제출된 채무자(뉴진스 멤버들)의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채권자(어도어)가 이 사건의 전속 계약상 중요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그 해지사유가 발생했다거나, 그로 인하여 상호 간의 신뢰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어도어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뉴진스는 본안 소송의 1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도어와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없는 상태다. 멤버들의 이 같은 결정은 활동 중단을 감수하더라도 어도어로는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멤버 민지는 무대에서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걸 저희가 누구보다 잘 알고 시작했다"며 "법원의 결정과 그 과정을 받아들이면서도 저희가 서로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다. 우리는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혜인 역시 "어떤 분들은 그냥 참고 (어도어에) 남았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저희에게 이번 일은 저희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었다. 그래야 단단해져서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선택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민지는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가지고 그 후에 다시 힘내서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며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걸 여러분이 꼭 알아줬으면 좋겠고, 저희는 반드시 다시 돌아올 테니 그때는 정말 밝게 웃는 얼굴로 여러분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뉴진스는 이날 신곡 '피트 스톱'(Pit Stop) 무대를 공개했다.

◇걸그룹 뉴진스(NJZ)가 3월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니, 민지, 혜인, 해린, 다니엘. 2025.3.7 사진=연합뉴스

앞서 뉴진스 다섯 멤버는 심문기일에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히고 "어도어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반면 기획사인 어도어 측은 뉴진스의 성공을 멤버들의 재능과 노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면서 전속계약 내용을 충실히 이행해왔고 해지 사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어도어 측은 그간 투자와 활동 지원을 언급하며 "전속계약이 해지될 만한 사유가 없다"고 주장한 반면, 뉴진스 측은 그간 겪은 차별 경험을 언급하며 "어도어의 중대한 전속계약 위반 행위"라고 반박했다.

어도어 측 대리인은 "전속계약 해지는 연예활동 기회 미제공이나 수익금 미정산 같은 중요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한해서만 가능한데, (어도어는) 전속계약의 본질적이고 핵심적 임무를 모두 충실히 했다"며 "뉴진스가 든 사유는 실체도 없지만 계약의 주된 내용과도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뉴진스가 계약 해지 사유로 든 사정은 '하이브가 뉴진스를 싫어한다, 차별한다'는 것인데,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이 유일하고 주요한 수익원을 스스로 매장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어도어 측은 직원들의 헌신과 하이브의 210억원 투자 사실을 언급하며 "멤버들의 재능과 노력만으로는 뉴진스의 성공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전속계약 기간 보장은 케이팝 산업의 토대이고 이를 무너뜨리는 건 산업 선순 구조에 악양형을 미친다"고도 했다.

또한 뉴진스의 독자 행보를 거론하며 "뉴진스가 전속계약 위반 행위를 쌓아가고 있다. 어도어와 함께하기에는 너무 멀리 온 상황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가"라고도 말했다.

이에 뉴진스 측은 "사건의 본질은 하이브와 어도어가 뉴진스를 차별·배척하고, 다른 그룹으로 대체하고 폐기하려던 것"이라며 "그런데도 반성과 사과 없이 오히려 뉴진스를 노예처럼 묶어두고 고사시키려 한다"고 맞섰다.

◇걸그룹 뉴진스(NJZ)의 하니(왼쪽부터), 민지, 혜인이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3.7 사진=연합뉴스

뉴진스 측은 아일릿 표절 논란과 소스뮤직 시절 뉴진스 영상 유출, 민희진 전 대표에 대한 공격, 하니의 이른바 '무시해' 사건을 차례로 언급하며 "어도어는 하이브나 소속 타 레이블이 한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예방과 사후조치 능력이 없다고 자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도어 측 가처분 신청에 대해 "연예인의 전인격적 고유의 행위마저 채권자 허락없이 할 수 없단 태도에 답답하기만 할 뿐"이라며 "(본질은) 특정 소속사의 불법행위에 관한 것이지 케이팝 산업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또 "민희진 전 대표는 음악, 뮤직비디오, 안무 등에 있어 독보적으로 성공적인 걸그룹을 만들고 성공의 원동력인데 뉴진스와는 상의도 없이 축출했다"며 "이는 뉴진스에게 중대한 매니지먼트 의무 위반"이라고도 덧붙였다.

가처분 심문에 당사자 출석 의무는 없지만 이날 법정에는 김주영 어도어 대표와 뉴진스 멤버들 모두 출석해 준비해온 발언을 했다.

김주영 대표는 "저희가 이번 가처분 신청을 한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뉴진스 멤버들과 함께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뉴진스만 생각하면서 진심을 다해 달려온 저희 어도어 구성원에게 기회를 달라. 저희가 가진 모든 역량과 진심을 다해 뉴진스 분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뉴진스 멤버 민지는 "지지해주고 보호해주기는커녕 안 보이는 곳에서 괴롭힘을 일삼는 어도어에서 더이상 활동과 계약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 부디 이런 심정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다니엘은 "저희 팀에는 항상 (민희진) 대표님도 포함돼 있다. 저희는 5명으로 무대에 서지만 6명으로 이뤄진 팀이다. 어떻게든 앞으로 대표님과 함께하고 싶다"고 울먹이며 "어떻게 결과가 이뤄지든 저는 어도어와 함께하고 싶은 맘이 없다고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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