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겨울 가뭄으로 인해 강원지역 저수지의 수위가 떨어지며 영농철 물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낮은 저수율은 영서지역을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지만 영동에서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저수율이 절반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강원 전역에서 댐 저수량은 줄고 대기는 건조해지면서 대형 산불 위험도 커지고 있다.
영서지역의 경우 3월 내린 눈과 비에도 불구하고 저수율이 50% 안팎에 머물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홍천 와동저수지는 저수율이 47.5%, 춘천 원창저수지 55.5%, 철원 학저수지 59.7%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올 1월부터 3월까지 춘천지역 강수량이 51.3㎜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7.9㎜의 절반(48%)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영서지역의 경우 3월 말 들어 밭갈이를 시작한데다 4월 초부터는 각종 작목의 영농을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춘천에서 고추와 옥수수 농사 등을 짓는 남모(58)씨는 "주말까지는 지난번 내린 비로 연명을 했지만 계속 낮은 강수량과 건조가 이어지면 농업에 차질이 생길 것이 분명하다"며 "특히 4월 초부터는 물이 본격적으로 필요한 시기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는 영동지역에서도 '봄 가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영동지역의 올 1~3월(23일 기준) 강수량은 110.1㎜로, 지난해 1~3월 288.1㎜의 38%에 불과하다. 강릉 연곡 신왕저수지의 저수율은 52.5%로 평년 80.1%보다도 크게 낮았다. 특히 영동지역은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대형 산불 위험에 노출돼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등 농업 관계기관은 기상 상황을 관측하는 동시에 건조 등 이상 기상이 이어질 경우 현장 지원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기술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흙에 남아있는 수분으로 영농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건조한 날씨로 인해 영농에 차질을 빚을 경우 상황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