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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대형산불 23건 피해면적 5만6,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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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건조주의보·강풍주의보 발효 산불발생 긴장
2000년 강릉·동해·삼척 산불 피해면적 역대 1위
2023년 삼척·울진 산불 8,000억원대 경제 피해
입산자 실화-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가 산불 원인

◇지난 21일과 22일 강원도에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평창과 정선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최근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강풍까지 불면서 대형 산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30년간 강원도 대형산불은 모두 봄철에 발생했고 막대한 인명·재산피해로 이어져 각별한 주의와 예방 대책이 요구된다.

■강원도 건조·강풍특보 발효=지난 주말 강원도에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평창과 정선에서 산불이 있었다. 지난 22일 오후 2시54분께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한 야산에서 불이 나 산림 0.5㏊가 소실됐다. 이에 앞서 21일 오후 2시32분께 평창군 용평면 백옥리에서도 산불로 0.5㏊가 불에 탔다.

특히 경북 의성군 안평면, 경남 산청군 서천면, 경남 김해시 한림면, 울산 울주군 온양읍 등 전국에서 28건에 달하는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23일 오전 8시 기준 산림 3,286㏊가 불에 타고 10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강원도는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되자 경북 의성에 진화 차량 등 장비 10대와 소방대원 20명을 긴급 지원했다. 김진태 지사는 “현장에 투입되는 모든 대원이 최선을 다해 진화작업에 임하되 무엇보다도 대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대형산불 발생 확률 높아=메마른 대기에 강풍까지 겹치면서 대형 산불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강원도를 포함해 전국은 ‘남고북저’의 기압 속 기온이 높고 건조한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산불 발생확률이 높은 환경이 만들어졌다. 바싹 마른 화약고나 다름없는 봄철 산림에 작은 불씨라도 던져지면 걷잡을 수 없는 대형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3일 동해안과 남부산지, 태백 등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졌으며 24일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순간풍속이 시속 70㎞로 예상되는 등 대형 산불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원도는 당분간 대기가 매우 건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작은 불씨가 큰 불로 번질 수 있어 산불 예방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30년간 대형산불 23건=산불로 인한 피해면적이 100㏊ 이상, 산불 지속시간이 24시간 이상 이어질 때 대형산불로 분류한다. 1996년 이후 발생한 국내 주요 대형산불 중 강원도에서만 23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에 탄 산림은 5만6,972㏊에 달한다. 2000년 강릉·동해·삼척에서 발생한 동해안 산불로 축구장 3만5,000개의 면적(2만3794㏊)이 불에 타 역대 가장 큰 피해면적을 기록했다. 2005년에는 양양 산불로 인해 천년고찰 낙산사가 불탔다. 2022년 3월4일 삼척·울진 산불은 1만6,302㏊의 산림을 소실시켰으며 진화 소요시간은 213시간43분으로 역대 최장기간 산불로 기록됐다. 이 불로 6,482명의 주민들이 대피하고 8,000억원대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정부는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으로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로 격상했다. 무엇보다 산불이 나지 않도록 개인의 주의를 강조했다.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입산 시 성냥·라이터 등 화기 물질을 가져가지 말고 산과 인접한 곳에서는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영농부산물 쓰레기를 무단 소각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봄철 대기가 많이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니 산불 예방에 적극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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