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산불재난 협력 대응으로 국민의 안전 지키자

김정황 양양국유림관리소장

이곳 양양군을 포함한 동해안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산불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 불리는 이 지역 계절풍이 3월과 5월 사이에 어김없이 불어오는데 이 강한 바람은 산불이 발생하면 불씨를 순식간에 퍼트려 한순간에 대형산불로 확산시킨다. 우리는 2000년 동해안산불(2만3,794㏊), 2005년 양양산불(973㏊), 2017년 강릉·삼척산불(1만17㏊), 2019년 고성·속초산불(1,267㏊), 2022년 강릉·동해산불(4,221㏊)에서 대형산불로 인한 막대한 피해와 크나큰 아픔을 수차례 경험한 바 있다.

산불은 사전 예방이 우선이지만 막상 발생하면 신속한 현장대응과 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동부지방산림청과 강원특별자치도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유관기관들과 산불합동진화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훈련에는 산불진화대를 비롯해 산불진화헬기, 산불진화차, 소방차, 이동식급수조, 동력펌프 등 진화 자원과 열화상드론, 현장영상전송장치, 산불상황관제시스템, 산불지휘차량 및 상황보고시스템 등이 총동원된다. 또한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에서 각 기관 관계관들이 대책 회의를 통해 현장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 진화 자원 투입과 주민 안전 확보, 언론 브리핑 등 진화지휘를 하게 된다.

이렇듯 유관기관 합동진화훈련은 지역 산불재난 대응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재난 발생 시 초기 대응이 빨라진다. 평상시 유관기관 간 협력체계를 잘 구축하고 훈련을 통해 임무를 숙달하면, 현장 출동부터 진화까지 일사불란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둘째, 재난 현장에서 효율적인 진화 자원 운용으로 진화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지형 여건과 기상 상황, 산불 특성 등을 고려한 산불진화헬기, 진화인력, 진화차 등 진화 자원의 적재적소 배치는 산불 진화의 성패를 가르고 주변 교통통제, 민가 보호, 위험지역 주민 대피 등은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셋째, 재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각 기관이 매뉴얼에 따라 신속히 협력하여 공동 대응하면 산불이 확산하기 전에 미리 진화할 수 있으므로 소중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을 수 있으며 산불 진화 후에는 체계적인 재난 복구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산불재난 발생빈도와 규모가 점점 더 커지는 추세다. 이러한 시점에서 비단 산불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다양한 재난에도 지역 유관기관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공동 대응 태세를 확립하는 것은 유사시 신속한 재난 대응으로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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