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국민 위안 아이콘 ‘키덜트’

안경모 경희대 관광대학원 명예교수

디지털 시대의 발전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사회는 빠르게 발전하지만, 개인은 점점 더 소외되고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최근의 경기 침체는 경제적 위축을 가져오며, 많은 이들이 심리적으로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사람들은 인간미 넘치던 과거의 따뜻한 정취를 그리워하게 된다. 과거가 아무리 힘들었더라도 지나간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들은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그리고 이러한 향수(鄕愁)는 오늘날 ‘키덜트(Kidult)’ 문화로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에는 키덜트 뮤지엄이 주요 관광지에서 그 역할을 해내고 있으며, 대형 쇼핑몰에서도 키덜트 굿즈 판매 공간이 체험 상품과 결합하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키덜트’라는 용어는 ‘어린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1985년 8월11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피터 마틴의 기사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는 어른이 된 후에도 어린 시절 즐겼던 놀이와 문화를 다시 향유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키덜트 문화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적 위안을 주며,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고 있다. 키덜트 뮤지엄은 다양한 키덜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전시물을 소장하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세대를 초월한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부모 세대가 어린 시절 즐겼던 만화 캐릭터와 현재 자녀 세대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한자리에 모여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렇게 키덜트 전시는 과거를 회상하게 하고, 그 시절의 순수한 감정을 다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며, 이 시대의 아픔을 풀어주는 ‘정서적 해독제’ 역할을 한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가족 방문객들에게도 키덜트 문화는 추억을 소환하는 매력적인 콘텐츠로 자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역사적·산업적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보존하는 역할도 한다. 키덜트 뮤지엄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피규어나 레트로 장난감을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것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창의력을 자극하고 심리적 안정을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스트레스와 불안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키덜트 체험은 사람들에게 일상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 중요한 도피처가 된다. 피규어를 수집하거나 장난감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행위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상상력을 자극하며, 현실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키덜트 문화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현대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여가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키덜트 뮤지엄은 단순히 전시를 관람하는 공간이 아니라, 과거의 추억을 소환하고, 가족 간의 유대감을 형성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공간으로서 가치가 크다. 이러한 키덜트 문화의 부상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심리적 위안을 주는 중요한 문화 현상이다. 따라서 리조트나 대형 쇼핑몰에서도 키덜트 뮤지엄 유치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고객 유치를 위한 전략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사회공헌의 일환이 될 수도 있다. 키덜트 문화는 과거와 현재를 잇고, 세대 간의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내며,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는 ‘국민 위안’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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